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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11년 여름 #2

6월 4일. 원래는 이날 고궁투어를 테마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북촌한옥마을 등을 돌아보기로 했는데, 여차저차 이러쿵저러쿵하여 창경궁 구경한 후 청계천 구경함. 궁궐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에 설득당했던 것 같다. 서울 시민인 '관'의 주도하에 춘천 막국수를 먹고(나는 맛있었다.^^;;) 록빤가 뭔가에 가서 뭘 마셔야 된다고 하면서 끌고 갔던 곳.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뭘 한다고 혼잡했다. 티베트 친구들 돕기 음악회와 성금 모금? 같은 걸 하는 것 같았는데, 생소한 곳이고 혼잡해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보니 자세히 알 수는 없었다. 결국 그 음료는 못 먹고 창덕궁으로 향했다. 사진을 보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고궁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의 애초 목적지는 창덕궁이었는..

Blogcasting/여행 2011.08.18

서울, 2011년 여름 #1

6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로 여행을 다녀왔다. 답답하던 차에 서울사는 친구가 숙식을 제공해 준다고 해서 혼자 서울로 떠났던 것이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에겐 소중한 추억이 된 여행이지만, 여행기는 여러가지 이유로 안 적는게 낫겠다란 결론을 내려 가서 찍었던 사진을 중심으로 간단히 후기를 적기로 했다. 잘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그나마 제대로 나온 사진들 위주로 올려 본다. 제대로 된 후기가 아니라 부족한 점이 많아서 읽는 분들의 양해를 필요하다. 나도 많이 아쉽다. 서울 도착 후 가장 먼저 둘러 본 곳. 사실은 먼저 강남 일대를 먼저 돌아다녔지만 별로 볼 게 없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었는데, 내렸을 때의 상쾌함은 서울에서 남산의 소중함을 알게 해줄 정도. 유명한 관광지답게 많은 외국인과 연인들이..

Blogcasting/여행 2011.08.13

현실과 꿈

얼마 전 이 영상을 보고 크게 감동했다. 그 당시 난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어쩔 수 없이 꿈을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꽤 절망하고 있었는데, 이 청년을 보고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어떤 갈림길을 앞에 두고 어느 길을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좌절속에 있었는데, 이 노래를 들으면서 애초에 갈림길은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야 할 곳만 알고 있다면, 어디를 가든 그 길이 그 곳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과 현실이 사전적으로는 반의어일지는 몰라도, 우리 인생에서는 아주 가까운 단어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꿈은 새로운 현실을 이루는 씨앗일지도 모른다. 꿈을 가지고 있다면, 포기하지 말자. 소중히 간직할수록 언젠가 그것은 현실이 되어 우리의 삶을 아..

새 한 마리가 나무에 걸려있다.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새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있다. 벌써 두 달이 넘었고, 물론 이미 그것은 죽었다. 그 광경은 어느 낯선 곳의 풍장(風葬)을 떠올리게 한다. 그곳의 넓은 초원과 하늘 대신에 아파트 단지 앞에 늘어선 가로수 중 한 그루에서 치러지고 있다. 그 조용한 장례의 현장 아래로 어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다니고 있다. 두 달 전 처음 본 순간에는 그 정체를 가늠할 수 없었다. 한참을 보고 나서야, 축 늘어져 대칭을 이루고 있는 그것이 새의 날개인 걸 알 수 있었다. 그 때는 버찌가 한창일 때였는데, 그래서 온갖 새들이 벚나무 가지에 앉아 그 열매를 먹던 때였다. 아마 저 새도 그렇게 먹이를 먹으려다 어떤 석연찮은 이..

엘리시아

티켓몬스터에 동생 아이디를 추천인으로 넣어서 가입했더니 5000캐쉬가 생겼다. 때마침 동네 레스토랑에서 10000원 자유이용권을 5000원에 팔길래 구매했다가 적절한 때가 와서 점심 먹으로 갔다. 비가 내리는 오후 3시에 도착한 엘리시아(레스토랑 이름)에는 손님은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곳에서 에피타이저로 나온 샐러드를 먹고 이어서 나온 스파게티와 빵을 먹으며 디저트로 나온 커피도 마셨다. 얼마만의 파스타였던가. 비록 추레한 남자끼리여서 좀 그랬지만, 맛도 좋고 분위기도 괜찮았다. 뭐 일단 공짜로 먹은거라 기본적으로 기분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뭐, 이참에 티켓몬스터 가입해서 나 추천해서 너 5000, 나5000씩 받자고 적은 건 아니고... 뭐, 내 아이디는 ikyo라..

봄에

로모카메라 고친 후 봄바람도 쐴 겸 카메라 확인도 하고 새로 산 필름 확인도 할 겸 근처 공원으로 갔었다. 필름은 로모코리아에서 구입한 xpro chrome 이라는 필름. 슬라이드 필름인데 크로스-프로세싱을 통해 색다른 색감을 보여 준다고 한다. 로모코리아 글을 읽어 보고 엄청 기대했는데, 그냥 색조대비가 강렬하다고 해야하나.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지만 볼수록 또 괜찮다고.ㅎㅎ 오랜만에 찍으니까 역시 별 볼품 없는 사진들만. 뭐 원래도 그랬지만. 오랜만에 블로그 포스팅 한다는거에 큰 의의를 둔다. 시작은 꽃 사진. 대충 이런 색감의 필름. 색 대비가 강한 피사체를 찍는게 아무래도 필름의 색감을 더 살릴 것 같다. 공원에 사람이 많았는데, 이런 재벌2세녀도 있었음. 아우디 컨버터블 오너ㄷㄷㄷ. 나따위에겐 ..

Blogcasting/사진 2011.06.26

오랜만에 찍은 로모사진

얼마전에 카메라 수리했고, 필름도 사 놨고, 날씨도 좋은데 친구들이 온다해서 정말 오랜만에 카메라 들고 나가서 찍어댔다. 동네에 찍을 것도 없고 친구들 사진도 많이 없는 터라 한 롤을 거진 애들 찍는데 다 썼는데, 막상 현상하고 보니... 수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와버려서 볼만한 사진이 거의 없는 것이었다. 레드스케일(일반필름을 뒤집은 형태로 끼우게 되어있는 필름이라고 해야하나;)이라는 필름을 써서 그런지 현상할 때 특별히 주문해야 할 게 있는건지 모르겠는데, 거의 다 실패. 아니면 너무 오랜만에 사진을 찍어서 감을 잃어버린 내 탓? 어디서 보니까 필름 자체가 좀 어둡게 나오는 것도 같고. 간만에 사용해서 그런지 카메라도 또 다른 부분에 이상이 생겨서 다시 AS보낸 상태. 진짜 AS..

Blogcasting/사진 2011.03.27

유자차

"밖에 눈 많이 오더나?" "그냥 설탕같이 와요." 새벽2시. 일을 마치고 나오니 정말 눈이 설탕같이 오고 있었다. 저녁만 해도 몹시 추운 날이었는데, 오히려 더 따뜻해 진 것 같았다. 얼른 집으로 가서 유자차나 한 잔 마실까. 누군가 유자청을 만들 듯, 이리저리 흩날리며 골고루 뿌려지는 눈을 맞으며, 언뜻 내가 유자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려다가도, 암만해도 나는 유자가 될 수 없음을 기억했다. 다시 소금처럼 내리는 것을 맞으며, 나는 배추일 거라고, 소금에 절여지는 배추일 거라고, 독 안에 갇혀서 한 1년은 묵혀져야 맛이 날 배추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배추라도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Review/음악 2011.01.05

[습작] 외할머니의 '情'

젖은 낙엽같이 몸 고이 누이시고 십 년이나 이십 년이나 오신 걸음 그대로 되걸어가시어 일곱살 손자에게 주신 정 하나. 시간을 넘겨 받은 그것에는 그 시간으로도 채울 수 없는 따뜻함 같은 것이 있었다. 이제는 늙지 않을 고운 따뜻함이었다. - 영원히 기억속에서 살아계실 외할머니께. 2010년 12월에 다시 쓰다. 2011년 1월에 부분수정

Blogcasting/詩發 2010.12.29

「무소유」를 무소유하다

'무소유'는 몇 년 동안 구매 목록에서 올려놓고 있던 책이다. 구입 시기를 미루다 미루다 이제는 살 수 없게 되어서야 '왜 진작 사지 못했나'하는 미련한 후회를 하고 있다. 이제는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책을 절판하라는 스님의 유언이 발표되고 난 후에 서점의 '무소유'는 동이 나고, 절판된 이후로는 경매에 나온 책들이 백여만 원에 팔리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법인에서 '올해말까지는 출판하겠다'라는 발표를 했고, 이 뉴스를 접하고 여유를 가지고 서점을 누비던 나는 이미 늦었음을 알게 되었다. 시내의 각 서점뿐 아니라 인터넷 서점에도 '절판'이라는 알림문만 있을 뿐 책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러다 며칠 전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마지막 물량 한정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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