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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essay 21

순천 여행?-5

보리밥집 보리밥집에 도착할 때 쯤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더 비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얼른 보리밥 정식 2인분을 시키고 안내된 비닐 하우스로 들어갔다. 비닐하우스에는 세 무리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고, 오랜만에 속세의 사람들을 만난 느낌이었다. 여기에 도착한 시간이 13시 30분 쯤이었는데, 보리밥집이 선암사와 송광사의 중간 정도의 위치라 생각하면 여유롭지가 않았다. 시간도 없고 지치고 배고프고 게다가 보리밥도 맛있고 해서 우리는 빠른 속도로 밥을 먹어 치웠다. 그렇게 13시 50분에 송광사로 출발. 보리밥집 아주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송광사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니 서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도 송광사까지는 아마 내리막길일 것 같고, 그러면 2시간도 안되어서 도착할 수 있겠다 싶었..

Blogcasting/여행 2011.12.29

순천 여행?-4

기어서 장군봉까지 멀리 장군봉이 보였다. 막상 눈으로 보니 꽤 멀어 보였다. 이걸 가야 하나. 지금이라도 그냥 보리밥집으로 바로 가자고 찬에게 말해볼까. 얼마전 예비군 훈련 때 산 탔다가 온몸의 괄약근이 풀릴 뻔했었는데. 오만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은 가보기로 했다. 저 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거늘.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있으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은 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나는 나무를 부여잡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할 만했다. 길 옆으로 난 싸리(라고 추정되는 식물)가 바람을 막아줘서 많이 춥지도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오르막이 시작되었고 순식간에 지쳐버린 것이다. 찬은 올여름 시간이 날 때마다 집 뒷산을 오르내렸다고 했다. 자기집 뒷산은 험한 편이라 조계산은 좀 수월하다..

Blogcasting/여행 2011.12.26

순천 여행?-3

선암사 밤사이 비가 내렸지만 다행히 아침엔 갰다. 숙소에 붙어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짐을 챙겨 길을 나선 시각이 오전 10시쯤. 구름은 좀 있었지만 그런대로 날씨가 좋아 그때만 해도 즐거운 산행이 될 것 같았다. 어제 미리 끊어 놓은 기차시간이 17시 05분. 송광사에서 순천역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우리가 송광사에서 타야 할 마지막 버스의 출발 시간은 15시 40분. 여유롭다곤 할 수 없지만, 모자랄 것 같지도 않았다. 조계산 산행에 대해 검색해 본 바로는 대략 4시간 정도 걸린다니까 게으름피지만 않으면 시간상 문제되진 않을 것 같았다. 물론 좀 더 일찍 움직였다면 산행 후에 낙안 읍성도 구경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웠다. 선암사 입구에서 표를 끊고 조계산 등산..

Blogcasting/여행 2011.12.21

순천 여행?-2

용산 전망대에서의 일몰 그날의 일몰 시각은 17시 22분. 처음에 했던 걱정과 달리 우리는 30분 정도 일찍 전망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음에 다시 일몰을 보러 가게 된다면 일몰시각에서 30분 이른 시각을 목표시각으로 잡고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할 만큼 제때에 도착했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서쪽 하늘에서 해지는 주변부터 서서히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하늘이 온전히 걷힌 건 아니었지만, 일몰을 감상하기에는 무리 없을 정도는 되었다. 오히려 완전히 맑은 하늘에서보다 구름이 좀 있으므로 해서 더 멋진 일몰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의 간절한 바램이 닿은 것일까. 이제까지 걱정했던 마음은 햇빛에 타들어 가듯이 사라졌고, 아름다운 경치 앞에서 한없이 기쁘고 신나고 감동스럽고 감개무량하고, 그랬다. 북서..

Blogcasting/여행 2011.12.19

순천 여행?-1

↑ 이왕 보는 거 음악과 함께 들어도 괜찮을 듯 여행의 시작 더 이상 단풍이 지기 전에 단풍놀이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갔지만 몸은 그에 맞춰 움직여 주지 않았다. 대장경과 단풍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해인사 여행이 계획되었지만 생각보다 먼 거리에 시간부족 및 의지박약 등의 이유로 취소되어 버리고, 대신에 만나서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가자던 약속마저 한 친구의 갑작스런 유럽여행으로 결렬되어 버렸다. 굳이 어딜 가야 단풍을 보나, 집 밖으로 조금만 나가도 볼 수 있는 게 단풍이거늘. 이런 생각도 들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단풍을 핑계로 바람 쐬러 어딘가를 다녀오자는 것이 내밀한 동기였기에 여행을 가야겠다는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원래는 혼자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해인사 행의 취소로 상심해있던 ..

Blogcasting/여행 2011.12.18

서울, 2011년 여름 #4

수박 겉핥기 식의 경복궁 구경을 끝내고 북촌한옥마을로 이동했다. 경복궁은 너무 덥고 사람도 많고 시간에 쫓기다 보니 생각만큼 제대로 보질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북촌한옥마을은 1박2일에도 나왔고, 그때 방송으로 봤을 때는 아주 마음에 들었으므로 기대를 잔뜩하고 갔었다. 경복궁 후문에서는 북촌8경이 가까워 8경부터 거꾸로 돌아보기로 했다. 북촌한옥마을에는 안가봤다는 '경'양이 관광안내도를 구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어이없는 관광지도에 의지해서 우리는 8경부터 찾아나섰다. 저기가 단식원인가 목욕탕인가 헷갈린다. 외국인이 많이 오는 곳에 당당히 이곳이 코리아라고 하는 것 같아 재미있어서 찍은 사진. 8경으로 가는 맑은 하늘길. 그냥 계단인데 이름을 그럴싸하게 붙였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관광지..

Blogcasting/여행 2011.08.27

서울, 2011년 여름 #3

6월 5일 마지막 날. 전날 큰 사고가 있어서 헌이 크게 다치는 바람에 밤새 관이 병원에 있다 아침에 돌아왔다. 식사를 하고 관이 좀 잔 후에 병원에 들렀다가, 소식듣고 올라오신 헌의 부모님들을 뵙고 헌이 정식으로 입원하는 걸 보고 관은 집에가서 쉬고, 나는 홀로 경복궁으로 향했다. 오늘 일정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었는데, 애초에 가기로 했던 중앙박물관은 원체 규모가 크다보니까 하루에 보기는 좀 아쉬울 것 같아서 다음 기회로 남겼고, 이화동이나 대학로도 별 볼 건 없을 거란 말에, 그냥 어제 못 본 경복궁을 보고 북촌한옥마을을 지나 덕수궁을 보기로 정했다.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서 걸어갔는데, 일요일이고 다음날도 휴일이다 보니 사람이 엄청 많았다. 그때도 엄청 더웠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어서 좀 놀랬었다..

Blogcasting/여행 2011.08.22

서울, 2011년 여름 #2

6월 4일. 원래는 이날 고궁투어를 테마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북촌한옥마을 등을 돌아보기로 했는데, 여차저차 이러쿵저러쿵하여 창경궁 구경한 후 청계천 구경함. 궁궐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에 설득당했던 것 같다. 서울 시민인 '관'의 주도하에 춘천 막국수를 먹고(나는 맛있었다.^^;;) 록빤가 뭔가에 가서 뭘 마셔야 된다고 하면서 끌고 갔던 곳.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뭘 한다고 혼잡했다. 티베트 친구들 돕기 음악회와 성금 모금? 같은 걸 하는 것 같았는데, 생소한 곳이고 혼잡해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보니 자세히 알 수는 없었다. 결국 그 음료는 못 먹고 창덕궁으로 향했다. 사진을 보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고궁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의 애초 목적지는 창덕궁이었는..

Blogcasting/여행 2011.08.18

서울, 2011년 여름 #1

6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로 여행을 다녀왔다. 답답하던 차에 서울사는 친구가 숙식을 제공해 준다고 해서 혼자 서울로 떠났던 것이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에겐 소중한 추억이 된 여행이지만, 여행기는 여러가지 이유로 안 적는게 낫겠다란 결론을 내려 가서 찍었던 사진을 중심으로 간단히 후기를 적기로 했다. 잘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그나마 제대로 나온 사진들 위주로 올려 본다. 제대로 된 후기가 아니라 부족한 점이 많아서 읽는 분들의 양해를 필요하다. 나도 많이 아쉽다. 서울 도착 후 가장 먼저 둘러 본 곳. 사실은 먼저 강남 일대를 먼저 돌아다녔지만 별로 볼 게 없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었는데, 내렸을 때의 상쾌함은 서울에서 남산의 소중함을 알게 해줄 정도. 유명한 관광지답게 많은 외국인과 연인들이..

Blogcasting/여행 2011.08.13

나도 떠나보니 나를 알겠더라 - 에필로그.

쥐어짜낸 끝부분 이야기 고속도로에서도 어김없이 우린 100Km를 넘지 않았다. 야간 운전이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결과 부산에는 밤 11시가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먼저 찬을 버스 정류장에 내려준 후, 갑작스런 헌의 급출발에 사고가 날 뻔 했고, 원의 외침에 다행히도 사고는 면했다. 하마터면 다 와서 망칠뻔 했다. 그리고 당시 난 집에 가는 버스가 일반일지 심야일지를 고민해야 하는 나름 긴박한 상황이었다. 11시가 넘어가고 얼마 뒤부터 심야 요금을 받는 버스를 타야 집에 갈 수 있었다. 그런 순간에 헌과 원은 아까의 위험했던 상황으로 인해 적잖이 긴장을 했는지, 유턴후 우회전을 해서 도로로 나가야 하는 순간에 너무 일찍 우회전을 해버려 대형마트 주차장으로 올라가 버렸다. 미칠 것 같았지만, 간신히 ..

Blogcasting/여행 200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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