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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남자 셋 떠돎기

1. 송정 12시가 조금 지난 크리스마스의 정오. 동래의 어느 후미진 골목길에서 남자 셋이 모여있다. C와 H가 먼저 와 있었고, K가 마지막으로 도착을 했다. 그들은 간단히 인사를 하고 C의 차를 타고 송정으로 향했다. 그들은 고등학교 동창이다. H는 서울에서 일을 하다 휴일을 맞아 오랜만에 부산으로 내려왔다. 크리스마스에 남자 셋이서 만나서 청승맞게 바닷가를 간다기 보다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바람을 쐬러 가는 것일 뿐이라고, K는 생각했다. 전날 '만나서 어디가서 무얼하나'라는 카톡 대화 중에 부산에서 갈 만한 곳을 리스트로 제시했던 K였다. K는 단순 나열이라고 생각했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이동의 순서로 이해를 했다. 그 리스트의 가장 위에 제시되었던 곳이 송정이었고, 다음이 해운대였을 뿐이었다..

<습작> 매미

8년을 땅 속에 묻혀 있었다. 뜨거운 햇빛에 날개가 바삭거릴 때 ​​ 울컥 솟아오르는 수액처럼 울음이 터졌다. 불어오는 바람에 다리가 가려울 때 비로소 한 번 울음을 토해낼 수 있었다. 마침내 울어 볼 수 있었다.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로 가득 세상을 채우고 싶다. 온 대기가 떨리도록 이 더위가 다 녹도록 이 여름이 끝날 때까지 울어댈 것이다. 이 여름이 끝이라 해도 울어 낼 것이다.

Blogcasting/詩發 2015.08.15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13 에필로그

첫번째 이야기☞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1 출국이전 이야기☞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13 에필로그 2015년 4월 13일 오후 2시 50분 우리는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다. 부산김해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집으로 가기 위해 부산-김해 경전철에 올랐다. 그런데 자리에 앉아서 경전철 내부를 자꾸 살피게 되었다. 누군가 김치를 쏟았는지 경전철 내부에 김치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런 흔적은 없었다. 이건 그냥 공기 중에서 나는 냄새였다. 일본에 있을 때도 동생이 자꾸 일본 냄새 난다고 할 정도로 어떤 특유의 냄새가 있었다. 각 나라마다 공기의 향이 다르다고 하더니, 조국의 냄새가 이토록 강렬한 것이었음을 몸소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짐을 정리하고..

Blogcasting/여행 2015.08.14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12 아메리카무라

첫번째 이야기☞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1 출국두번째 이야기☞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11 먹어서 망한다? 망해도 먹는다! 일본 속의 미국 2015년 4월 12일 오후 8시 이치란에서 라멘을 먹고 다루마에서 꼬치튀김을 먹은 후, 우리는 더 먹기 위해 소화도 시킬 겸 신사이바시스지를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 위치해 있는 유로파무라와 아메리카무라를 구경하기로 했다. 유로파무라와 아메리카무라는 신사이바시스지를 기준으로 동쪽에 유로파무라가, 서쪽에 아메리카무라가 위치하고 있다. 유로파무라는 유럽풍의 가게가 많아서 '유럽 마을', 아메리카무라는 미국의 분위기가 강해서 '아메리카 마을'의 일본어라고 한다. 쇼핑이나 관광지보다는 좀더 일본의 실제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그냥 여기 저기 ..

Blogcasting/여행 2015.08.12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11 먹어서 망한다? 망해도 먹는다!

첫번째 이야기☞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1 출국이전 이야기☞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10 더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 난바 맛보기 2015년 4월 12일 오후 5시 유니버셜 시티에서 JR을 타고 오사카역으로 갔다. 이는 해리포터 입장권과 익스프레스 티켓을 구매할 때 '여행박사'에서 선물로 받은 JR티켓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사카역에서 내린 후 지하철을 타고 난바로 오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 채로, 이제 돌아다니는 일정은 끝이구나 하는 마음에 약간 긴장이 풀어져 있었다. 그 때문이었는지, JR을 이용해서 오사카에서 난바까지로 이동하려면 중간에 이마미야역에서 환승을 해야 했는데, 열차가 이마미야역에 서지 않았고, 안내방송으로..

Blogcasting/여행 2015.08.10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10 더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

첫번째 이야기 ☞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1 출국 이전 이야기 ☞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여행 09 –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USJ) 마법의 세계로 2015년 4월 12일 오전 11시 40분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 입구는 영화에서 봤던 거석들이 둘러 서있는, 이를 테면 스톤헨지 같은 광장에 있었다. 입장 시간까지 조금 남아있어서 그냥 그곳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는데, 여직원이 우리 눈치를 보면서 뭔가 말할 듯 말 듯 하고 있었다. 설마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사이에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싶었는데, 그냥 입장하라고 말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우리가 시간이 조금 남아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입장시간을 보고는 그냥 지금 입장해도 된다고 했다. 익스프레스 티켓을 보여주고 숲 속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 들..

Blogcasting/여행 2015.08.02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9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USJ)

첫번째 이야기 ☞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1 출국 지난 이야기 ☞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8 도톤보리에서의 두 번째 밤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기분 니시쿠조역으로 2015년 4월 12일 오전 6시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일정이 바로 오늘이기 때문이다. 바로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이하 USJ)에 가는 날! 놀이동산을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영화 해리포터 테마 지역 즉, '더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The Wizarding World of Harry Potter)'에 방문한다는 사실에 신이 났던 것이다. 그렇다고 놀이기구를 안 탈 것은 아니었고, 오랜만에 놀이공원에 간다는 사실도 설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놀이공원 방문에 맞춰 그 동안 쓰고 다녔던 모자는..

Blogcasting/여행 2015.07.26

주말부터 오늘까지 근황

1.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목이 불편함. 잠을 잘못 잔 건지, 근육이 뭉친 것처럼 뻑뻑했는데,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별 신경 안 쓰고, 아침 운동을 다녀와서 오전 내내 개인적으로 봐야 할 책을 읽음. 그리고 목이 움직이지 않음. 사태가 가볍지 않음을 느끼고 집으로 와서 병원엘 가볼까 하다가, 어느 병원에 가야할 지도 모르겠고, 근육통으로 병원에 간다는 게 좀 과한 것 같아서, 일단 휴식을 취할 겸 낮잠을 잠. 낮잠에서 깨어난 후 목과 어깨가 뭉친 증상은더 심해져서 각도가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극심한 고통이 생겨남. 거기다 뭐 때문인지 목감기+감기몸살 증상으로 온몸이 쑤심. 급하게 약국에서 약을 사왔지만 전혀 효과 없음 2. 일요일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눈을 떴지만 여전히 목과 어깨가 아프고 머리..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8 도톤보리에서의 두 번째 밤

첫 번째 이야기 ☞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1 출국이전 이야기 ☞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7 기요미즈데라 한큐 3번가 2015년 4월 11일 오후 7시 아쉬웠던 교토를 뒤로 하고 오사카로 향하는 지하철을 탔다. 올 때와 달리 객차 내부는 양 옆으로 길게 좌석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특급도 아니었는지, 오사카 도착까지 1시간 정도 걸렸다. 이동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덕분에 아픈 다리를 좀 쉬게 할 수 있었다. 우메다역에 도착한 후, 일단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앞에서 말한 적이 있는데, 한큐투어리스트패스를 사면 쿠폰북을 두 권 준다. 거기에 있는 쿠폰을 쓸 수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을까 하고 살펴 봤지만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서 그냥 우메다역 주변을 헤매기로 했다. 우메다역과 연결되어..

Blogcasting/여행 2015.07.13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7 기요미즈데라

첫 번째 이야기 ☞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1 출국이전 이야기 ☞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6 교토, 기온 거리 네넨자카, 산넨자카 2015년 4월 11일 오후 2시 35분 카페 와이파이에 접속해서 근처 지도를 확인한 후, 기요미즈데라까지 네넨자카와 산넨자카라는 길을 통해 가기로 했다. 네넨자카와 산넨자카는 기요미즈데라로 향하는 참배길로, 관광이 활성화된 이후에는 다양하고 특색 있는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그 자체로도 볼거리가 많은 거리였다. 호칸지라고 하는 탑처럼 높은 건물을 지나자 거리에서 교토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수제로 만든 듯한 지갑과 파우치 등을 파는 가게부터 녹차를 이용한 먹을 거리를 파는 가게도 있었다. 그 중에서 우리의 눈길을 끈 곳은 수공으로 시계를 만드는..

Blogcasting/여행 201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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