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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13 에필로그

파란선인장 2015. 8. 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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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3일 오후 2시 50분

  우리는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다. 부산김해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집으로 가기 위해 부산-김해 경전철에 올랐다. 그런데 자리에 앉아서 경전철 내부를 자꾸 살피게 되었다. 누군가 김치를 쏟았는지 경전철 내부에 김치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런 흔적은 없었다. 이건 그냥 공기 중에서 나는 냄새였다. 일본에 있을 때도 동생이 자꾸 일본 냄새 난다고 할 정도로 어떤 특유의 냄새가 있었다. 각 나라마다 공기의 향이 다르다고 하더니, 조국의 냄새가 이토록 강렬한 것이었음을 몸소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떠나는 날도 날씨가 흐리다.

  아침에 일어나서 짐을 정리하고, 빠진 것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 다음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했다. 그러고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해서 출국을 준비했다. 세안제와 스킨 로션 등과 같은 유리병들은 100ml가 넘지 않으면 기내 반입이 가능하고, 깨질 우려도 있어서 그냥 백팩에 넣어 갔더니, 하나하나 용량과 내용물을 확인한다고 출국심사에서 조금 시간이 걸린 것을 제외하고는 별 문제는 없었다. 공항 면세점에서 기념품을 사고, 남은 엔화의 환전도 마무리 한 후에 탑승시간을 기다렸다. 원래는 13시 30분 탑승이었는데, 면세점에서 쇼핑하다가 비행기 기장이 늦게 오고, 활주로에서도 비행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문제 때문에 오사카를 떠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기다리는 시간이 딱히 지루하거나 불만스럽지는 않은 것이 막상 떠나려니 많이 아쉬웠던 것 같다.

  이번 여행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그 동안 친구들과는 몇 번의 여행을 했었지만, 동생과 단 둘이 떠난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부대끼며 살아 온 사람을 뽑으라면 단연 동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이 우리의 첫 여행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놀랍기도 하고,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한 만큼 딱히 챙기지 않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이인데도, 여행을 함께 가니 서로의 몰랐던 성격들과 잊고 있었던 장점들을 새롭게 알게 된 것도 꽤 새로웠고 또 그만큼 의미가 있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우리가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참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에 비추어 나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동생 덕분에 이렇게 해외로 여행도 가고 함께 하면서 즐겁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여행이 처음으로 해외로 나가 본 경험이었는데, 국내 여행도 참 좋지만 해외 여행도 아주 의미가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생애 처음 보는 낯선 곳에서 나와 관계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아서, 어찌 보면 위태로워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완전히 분리된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관망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바로 다음 순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광경을 목격할 것인지 알 수 없는 순간들이 주는 설렘과, 예상치 못한 일들로 인해 겪는 어려움이 지나고 났을 때 즐거운 추억이 되는 기쁨을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그 봄날 오사카에서의 기억들을 떠올리면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입가에 미소가 띄어질 것 같다.


기념품들

입에서 녹아 없어진 바나나빵

동생이 열광했던 지워지는 펜

발이 너무 아파서 샀다가 면세품이라 한국에 와서야 써본 휴족시간, 휴족미인

중국인들이 사재기하는 모습에 휘둘려 생각보다 많이 사온 퍼펙트휩

진한 맛이 일품이었던 매실주

치킨과 함께 온가족이 함께 까 마셨다.



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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