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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소니 노이즈캔슬링 무선 헤드폰 WH-1000XM4 개봉기 및 주관적인 리뷰

파란선인장 2021. 1. 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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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한창 여행이 자유로웠던 시절. 비행기를 타면 유독 귀가 아프고, 소음에 잠을 잘 수가 없어서 힘들었던 때. 아이유가 광고를 한 소니 헤드폰을 알게 되었다. 아이유 때문이었을까. 유독 제품이 좋아 보였고, 언젠간 사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었다. 

  그리고 지금 여행을 할 수 없는, 아니 비행기를 탈 기회가 없는 지금 그 헤드폰을 구입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명목하에...

 

 

  박스는 옆으로 서랍식으로 열게 되어 있었다. 색상은 검정과 아이보리 두 가지였는데, 아이보리보다는 검정이 좀 덜 머리가 커 보였다... 그리고 검정에 오렌지색으로 포인트를 준 점도 마음에 들었다. 착용샷은 따로 찍지 않았는데, 내가 처음에 썼을 때는 나름 괜찮다 생각했는데 아내가 쓴 걸 보고 다시 내가 쓴 걸 보니까... 헤드폰은 그냥 머리작으면 어울리는 것 같다....

 

 

  케이스 안에 고이 들어가 있다. 여행 시 보관용으로 좋은 하드케이스라 마음에 들었다.

 

 

  구성품도 알차다. 충전선이랑 유선 케이블, 비행기에서 쓸 수 있는 연결잭도 들어가 있다. 헤드폰을 사용할 때 경우에 따라 필요한 구성품을 함께 주는 어쩌면 당연한 이 구성이 어쩐지 마음에 들었다. 

  이 헤드폰을 온전히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용 어플을 깔아야 한다. 어플은 휴대폰과 최초 블루투스 연결 시 자동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당 페이지로 연결해준다. 

 

 

  다양한 옵션을 설정할 수 있다. 이번 버전부터 사용 가능한 스픽 투 챗 기능은 실제로 헤드폰을 벗지 않고도 대화가 가능했고 신기하게도 내 목소리만 인식해서 반응했다. 다만 나도 모르게 끙끙대거나(거 왜 나이 먹으면 자동으로 나오는 끙끙대는 소리 있지 않나) 신이 나서 흥얼거리면 멈춰서, 처음에는 오작동인 줄 알고 놀랬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모르게 '어이구'와 같은 소리를 낸 거였다... 어쨌든 한번 활성화되면 최소 15초간은 대화모드로 유지되는데, 실수로 활성화되거나 대화가 끝났을 경우 15초를 기다리는 것이 좀 성가셨다. 내 나름의 방법은 오른쪽 이어패드에 손을 한번 갔다 대고 떼면 빠르게 음악을 다시 재생할 수가 있었다. 

  노이즈캔슬링 성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아내가 사용하는 에어팟프로도 써봤지만 그에 못지않은, 어쩌면 형태적으로 봤을 때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소니가 좀 더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소음은 거의 안 들리게 상쇄시켜주고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사람 목소리는 어느 정도 들렸다. 노이즈캔슬링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음악을 듣지 않고 있어도 상당한 수준의 고요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물론 특유의 미세한 화이트 노이즈는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고 오히려 집중하기 좋은 느낌을 줬다. 

  그리고 적응형 사운드 제어를 활성화해놓으면 사용자의 상태를 분석해서 노이즈캔슬링 상태를 조절해준다. 나는 대부분 집에서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어서 노이즈캔슬링 성능이 최대화로 활성화되는데, 한번 청소하면서 쓰고 있었더니 걷는 걸 인식해서 노이즈캔슬링을 조금 낮춰줘서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었다. 이때 청소기소리가 안들리다가 갑자기 들려서 뭐지 오작동인가 했다가 노이즈캔슬링 성능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어서 빨리 비행기에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운드 측면에서도 다양한 설정이 가능했다. 귀 모양을 분석해서 사운드를 최적화시켜주는 기능도 있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휴대폰으로 귀를 촬영한 사진을 소니 본사?? 쪽으로 업데이트해서 분석한 다음 최적의 사운드로 맞춰주는 것 같은데, 실제로 맞춰주는 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기압도 측정해주고 진짜 비행기에서 빨리 써보고 싶다.

 

 

  사운드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일단 사운드는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이라든지 청력의 차이가 있어서 객관적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폰을 오래 사용하면서 애플 특유의 플랫하면서도 각 사운드를 좀 깔끔하게 들려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소니는 확실히 베이스 부분이 두드러지는 소리를 내는 것 같다. 물론 기본적으로 귀를 완전히 덮는 오버이어 형태의 헤드폰이라 기본적인 음질은 훌륭하다. 다만 베이스를 강조하는 부분에서 취향 차이로 호불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Q를 조정하지 않고 DSEE Extreme만 활성화해서 들었을 때 처음에는 좀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 참고로 DSEE Extreme은 인공지능으로 음원의 손실된 부분을 되살려 주는 기능으로 소리를 더 풍부하고 원음에 가깝게 들려준다는 기능이다. 사실 음질 부분에서 구입을 엄청 망설였다. 집 근처 이마트 일렉트로마트에 비치되어 있는 제품을 들었을 때 노이즈 캔슬링은 확실히 체감이 됐는데 음질이 너무 구리고 답답해서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 고민했고, 때마침 기다리던 제품 중에 하나인 에어팟맥스가 곧 출시된다는 말이 있어서 사실 구입을 거의 접었었는데, 기대했던 에어팟 맥스가 너무 접근성과 편의성이 떨어져서(음질 쪽은 확실히 에어팟맥스가 내 취향에 가까울 것 같았지만) 다시 소니 1000XM4를 구입한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 음질은 그 이마트에서 들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이마트에 그것은 왜 그 상태였을까...) 개인적으로는 EQ를 설정하는 걸 좀 귀찮아하는데, 오랜만에 다양한 설정으로 소리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베이스나 저음 부분이 확실하고 강하게 표현되는 소리에도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음질에 대해서 예를 들어서 설명하자면, 어거스트 디의 '대취타'같은 경우 붕붕거리는 베이스가 확실하게 들려서 만족감이 높았다. 국카스텐의 '붉은 밭'의 경우에도 난립하는 연주 소리와 하현우의 보컬이 전달되는 와중에 베이스 쪽 음이 확실히 받쳐주니까 듣는 맛이 있었다. 반면에 발라드나 클래식 베이스가 약한 재즈 음악들은 조금 심심하게 들리는 경향이 있었고, 댄스음악이나 팝 음악, 힙합 쪽은 확실히 그 매력을 잘 살려주는 느낌이었다. 나 같은 경우는 EQ에서 '보컬'로 설정해서 자주 듣는데, 이 설정이 개인적으로는 보컬도 확실히 전달해주면서 다른 소리들과 좀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어쩌면 애플의 사운드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기본적인 음질 자체가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설정을 할 수 있다. 

 

   집에서 음악 들으면서 뒹굴거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집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 마음껏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돼 매우 만족하고 있다. 특히 이렇게 블로그에 뭘 적거나 다른 작업을 할 때 은근히 집중력을 유지해주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누군가의 구입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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