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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에 관한 이야기는 전세계에 널리 퍼져있다. 그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성경에 기록된 '노아의 방주'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타락한 인류에 대한 심판과 재생에 관한 이 이야기는 천재 감독이라고 불리는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손을 거쳐 영화로 재탄생되어 우리를 찾아왔다.
블록버스터를 두른 종교적 메시지
예고편을 보면 거대한 스케일의 환타지 블록버스터 영화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러한 외피를 입은 채 종교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영화이다. 종교나 종교철학에서 다루는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다면, 속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종교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보니, 비종교인이거나 비기독교인에게 거부감이 클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기독교인들에게서 성경의 내용을 왜곡했다거나, 신성모독이라는 이유로 거부감이 더 크다고 한다. 영화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은 매체의 특성상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종교적인 내용, 특히 그 종교의 절대자와 관련된 내용이 있을 경우에는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영화는 성경에 기록된 노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카인과 아벨', '타락천사'와 같은 모티브를 차용하고, 환상 속의 동물이나 광물을 소재로 하여 재창조함으로써 흥미를 높였다. 거기에 노아를 중심으로 두발가인과의 가치관 충돌, 가족과의 갈등을 나타내어서 영화의 흥미를 시각적인 것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성경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인 '일라'의 등장도 이야기의 흥미를 높여주었다. 하지만 대홍수 이후 여러 갈등이 고조되고 해소되는 과정에서 서사의 긴장이 느슨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아쉬웠던 부분으로 남았다. 그리고 혹시 노아의 방주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관련 내용을 미리 알고 가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1추천페이지
심판의 대리자 - 노아
노아는 신의 인간에 대한 심판의 대리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는 방주에 가족들을 제외한 인간은 태우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대홍수가 일어날 것임을 알게 된 인간들은 살기 위해 방주를 타야만 했고, 그 선봉에 왕이자 카인의 후손인 '두발가인(Tubal-cain)'이 있다. 인간을 만든 후 버려두었던 신이 타락을 이유로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것을 거부하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심판의 대리자인 노아와는 대립할 수 밖에 없다. 두발가인은 심판을 내리는 신의 뜻에 대해서 인간의 존재 가치를 역설하며 대립한다. 그의 말은 상당히 설득력을 지니지만, 그의 주장에는 오로지 인간의 가치만을 내세우고 있으며, 그 또한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부정된다.
심판의 대상 - 노아
신의 뜻의 인류의 몰살에는 자신과 가족들 역시 포함된다는 것을 인지한 노아는 가족들의 부탁과 분노에도 불구하고 뜻을 굽히려 하지 않는다. 홍수가 끝난 후, 가족들의 장례순서까지 정해주면서 신의 뜻을 거역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새로 잉태된 생명에 대해서만큼은 그도 인간이기에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절망 속에서 신에게 애원해보지만 오히려 신의 뜻만 더 확고하게 알게 된 노아는 태어날 아이 역시 같은 운명을 맞이해야 함을 나타내고 이로 인해 가족들과 갈등을 겪게 된다. 신의 뜻을 수행해야하는 역할로서의 짐과 사랑하는 가족들마저 자신의 손으로 심판을 해야한다는 비극적 상황과 그로 인해 가족과 갈등을 겪는 중간에서 노아는 심판의 대리자이자 그 대상으로서의 역할 갈등을 겪게 된다. 결국 결정의 순간은 오고 노아는 결국 선택을 하게 되고, 이러한 갈등과 고민과 절망과 선택은 인간에 대한 신의 마지막 시험이 된다.
과연 선과 악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구원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노아는 그의 심성과 신앙심으로 신에게 구원받은 것인지, 인간 본성의 선함을 증명함으로써 스스로 인류를 구원한 것인지. 결국 모든 것은 신의 뜻 안에 있는 것인지,아니면 인간의 자유의지가 방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인지. 흥미로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주는 영화 '노아'였다.
- 엠마 왓슨은 여전히 아름답고 연기도 잘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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