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C가 UW를 달고 돌아왔다.「ONE/ONLY」

2009.04.04 20:45


 가 돌아왔다. 이제 음악 안 할꺼라고 군대 가버리더니 다시 돌아왔다. 어느 날 멜론에서 들을만한 노래가 없나하고 최신음악들을 뒤적거리다 UMC/UW라는 가수의 앨범을 봤다. 순간 좀 어이없었다. 어떤 신인 가수가 UMC랑 이름을 비슷하게 만들어서 앨범을 낸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싶어 클릭해서 앨범소개를 보다가 혈압과 심박수가 동시에 상승해 버렸다. UW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UMC그가 다시 앨범을 낸 것이었기 때문이다. UW는 劉僞를 영어로 표현한 건데, 본인의 말에 의하면 '거짓말'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마도 앞의 劉 자는 본인의 성인듯.)

UMC 2집 ONE/ONLY 앨범 자켓



 나는 힙합 음악을 좋아하지만, 적극적인 힙합 리스너는 아니다. 그래도 중고딩때는 능력껏 웬만한 힙합 앨범을 거의 다 샀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시들해졌었다., 다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다른 장르가 더 땡기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마린블루스'에서 UMC에 대한 일기를 보고 궁금해서 들어봤고, 난 뭔가 신세계를 만난듯한 느낌이었다. 물 흐르듯 내뱉는 말들은 독했지만 맞는 말이었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아주 재밌고 새로웠다. 물론 곡도 아주 좋았고.

UMC 인물사진. - UMC홈페이지(http://umcuw.com)



 아무튼 그렇게 좋아하게 되자마자 군대를 가버리면서 음악 안 할거라해서 어찌나 섭섭했던지. 그래서 이번에 나온 앨범은 고생고생해서 한정반으로 구입했다. 이번 앨범은 일반반과 한정반으로 나왔다. 이왕 나온거 한정반으로 살려고 알라딘에 신청했다가 배송이 늦어져 상담원에게 언제 오냐고 물었더니 '지금 확인해보니까 재고가 없음'이라고 했다. (알라딘에 '품절' 표시 띄운게 나임) 다른 사이트도 마찬가지였고, 결국 난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다녔는데 'UMC'를 찾는 나에게 직원들이 한 대답은 한결같이 '그게 누구임'이었다. 포기하고 그냥 일반반이나 사야겠다라고 생각했을때 서울에서 내려온다는 친구의 전화가 왔었고, 그 친구에게 부탁해서 간신히 한정반을 구입 할 수 있었다. (음반값이랑 해서 2만원에 구입했다. 그래도 CD를 사준 친구에겐 무한 감사♡) 원래 한정반에는 싸인이 되어있는데 내 꺼엔 없다. 그리고 케이스에 넣은 종이도 꾸겨져 있었다. 이 죽일 놈의 뽑기 인생ㅜㅜ 그래도 CD재생만 잘 되면 되니까. 라고 스스로 다독거리며 듣고 있다.

 실 기대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 만족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기대한 만큼 좋다. UMC특유의 재기발랄함?도 여전하다. 곳곳에 재치 넘치는 가사와 곡들, 스킷들로 가득찬 앨범이다. 역시나 선과 악으로 나뉜 UMC의 대화로 이루어진 'Evil U'로 앨범이 시작된다. 이번에도 덕분에 재밌는 욕좀 배웠다. 다음에 꼭 한번 써먹어 보겠다 다짐했다. 

멜론 사이트에서 UMC/UW 앨범 캡쳐한 사진. 'Evil U'에 타이틀곡 표시가 되어 있는게 좀 안습.



 이번 앨범에서 굳이 몇 곡만을 추천해야 한다면 몇 곡 뽑을 수는 있겠지만, 사실 스킷들을 빼면 다 좋다고 생각하면 된다. 먼저 'Bullets'은 촛불집회와 선거에 대한 곡이다. 촛불집회에서는 앞에 나가서 말하는 무대가 있었는데, 마치 거기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하는 듯한 이 노래에서는 투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누구를 잘 뽑았냐에 대한 말이라기보다는 투표를 왜 안했냐에 대한, 그렇게 불만만 터뜨리지말고 진작에 투표하지 그랬냐라는 노래이다. 투표를 안해서 벌어진 상황을 반장선거에 대다수가 참여를 안한 어떤 반에 비유하고 있는 부분이 재미있다. 가사중 일부를 보자.

담탱이한테 잘보일라구 환경미화를 지원하고
쓰레기같은 급식에 별을 다섯 개 줬어
학교 기를 거꾸로 들고 체육대회 응원을 하고
교생한테 꼬리치느라 교실에 개울을 파버렸어

특히나 '교실에 개울을 파버렸어'는 단연 압권이다. 개인적으로는 다가오는 재보선 공식 캠페인 송으로 어떨까 싶다.


(BGM 되는 기념으로 본문 삽입함 10.06.01)

 UMC하면 '라임'에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대부분은 그가 한국어로는 제대로된 라임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어에는 라임을 잘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예전 힙합플레이야에서 했던 인터뷰에 이 라임에 대한 UMC의 생각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옮겨 본다.

 "알파벳 언어와 중국어는 우리나라 말같은 우랄알타이어 계통의 언어들과 문장구조와 어휘사용의 차이가 큽니다. R.A.P.이 정녕 Rhyme And Poetry라면 알파벳 언어권의 MC들은 천년전부터 쓰여오던 시의 방식을 아직까지도 그대로 지켜 쓰고 있는 것이겠죠. 그런데 우리나라의 RAP은 우리나라말로 이제껏 써진 시어들이 가진 가사로써의 매력을 모두 거세한 채 언더 hiphop의 역사와 함께 "각운제일주의"로 새로 시작되어 버렸습니다."

 요는 알파벳 언어와 우리나라 말은 문장구조나 어휘사용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영어권의 랩음악처럼 '라임'만을 중시하며 랩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랩에서 '각운'을 껴 맞추는 방식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우리나라말에 맞는 랩이 될 수 없고, 그러기에 우리나라 랩은 우리말의 특성에 적합한 방식으로 랩을 해야한다라는 생각 아닌가? 뭐, 나는 힙합지식인이 아니기 때문에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해석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UMC에게 직접 물어보고도 싶지만, 게시판에 띡하고 쓰면 딱하고 답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기도 하니까. 아무튼 이 '라임'에 관한 논쟁때문에 UMC는 많은 비판과 논란에 휩싸이곤 했다. 개중에 '못하니까 안하는 거다'라는 의견이 있었는가 보다. 거기에 대한 UMC의 대답을 '다#'이라는 곡에서 들을 수 있다. 임광근씨의 신체부위로 라임을 맞춰나가는 이 노래의 결론은 '다 #같구나'로 맺어진다. 결국 라임을 맞추기 위해 별 쓸모없는 말들을 가사에 갖다붙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아무튼 이런 논쟁들이 의미가 있었는지, 최근에는 억지 라임보다는 가사에 메세지를 담아서 전달하려는 랩퍼들이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또 하나 화제의 곡이 있다. '자영이'라는 노래인데, 앨범이 나오기 이틀 전에(삼일전인가?) 터진 '故 장자연씨 사건'때문에 언론에도 노출되고 나름 화제가 되었다. 왜냐면 곡 내용이 신인 연기자가 겪는 고충에 대한 내용들이고 제목도 '자영이'여서 고인과 이름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2집을 내고 힙플에서 한 인터뷰를 보면 UMC가 나름 이번에 밀려고 한 노래인데, 그런 사건이 터져서 접은 것 같다. 이런 것 보면 참, 운이 좋은 것 같기도 하고(어쨌든 화제가 되었으니), 팔자가 쎈 것 같기도 하고(밀려고 한 곡이 예상치 못하게 접어야 하니까). 잘 들어보면 내용이 그렇게 연관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진짜 '장자연씨 사건'을 염두에 두고 썼다면 '넌 돈과 바꿀 수 있을만큼 충분히 영혼을 팔지 않았어. 그게 이유라구'와 같은 가사는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고인에 대한 모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란듯이 활동을 했겠지. 하지만 UMC는 당장에는 묻어두려는 것 같다. 아무튼 이런 의혹에 관한 문의가 많았던지 UMC 본인이 홈페이지에 인증 샷을 올렸을 정도이다.

UMC가 직접 홈페이지에 올린 '자영이'제작 날짜 인증샷.



 에서 언급하지 못한 곡들도 다 수준급이다. '98학번'도 좋고, 'You mean everything to me'도 잘 나왔다고 생각되는 곡이다. 그리고 앨범에 담긴 스킷들도 나름 일관성이 있게 재밌다. 전체적인 앨범평을 하자면 Deegie의 스킷에서처럼 '상스럽긴' 하지만 매우 재밌고 유익하고 중독성 있는 앨범이다. 이번 앨범은 UMC가 만들 레이블인 O.W.N. Sound Machine에서 나온 첫 앨범이다. O.W.N.은 One Warrior Nation의 약자이다. 이 때의 Warrior는 UMC 자신을 가리키는 것 같은데, 과연 Warrior 다운 경고문이 CD 뒷면에 새겨져 있는것에서도 그의 센스를 느낄수 있었다.

If you want to reproduct any contents in this recording, please be aware of the fact that the company of O.W.N. Sound Machine will tryna hunt you down and whoop the s**t out of you before the police or the prosecution recognizes.


More Informaitions.

UMC 홈페이지: http://umcuw.com
UMC 위키백과(다음):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159326
UMC 최근 힙합플레이야 인터뷰: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article/view.html?category=3&page=1&sort=1&num=4058


유엠씨 (UMC) - One/Only [일반반] - 10점
유엠씨 (UMC) 노래/Hiphopplaya (힙합플레이야)



Comments

  1. BlogIcon 벙어리냉가슴 2009.04.05 10:10 신고

    전 조용한 노래만 듣기는 하지만,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힙합은 디오씨 이후에 접었더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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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파란선인장 2009.04.05 11:18 신고

      조용한 노래만 들으신다니 조금 추천해드리기가 꺼려지기도 하네요;;ㅋ
      노래가 다 좀 상스러워서..ㅋㅋ 비속어가 좀 난무해서리;;
      그래도 나쁜 노래는 아니니까 괜찮긴 할꺼에요 ㅎㅎㅎ

  2. BlogIcon 준혁 2009.04.06 18:54

    난 좀 들어보다가 욕설이 난무해서 접었음... 개울 파는 가사는
    MC스나이퍼 '시장 그릇이 옥좌를 꿰차니 이 나라가 이 모양일 수밖에'
    이후에 최고 용감한 가사인듯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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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파란선인장 2009.04.06 20:57 신고

      MC스나이퍼의 어떤 노래임? 기회되면 들어보고 싶네.ㅋ

      UMC 노래에 욕이 좀 난무하긴하지...ㅋㅋㅋ
      근데 막 욕하는 건 아니지 않나? 난 그냥 좀 더 친근감 들던데..ㅋㅋ

  3. BlogIcon 준혁 2009.04.06 21:44

    4집에 Run&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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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9.04.07 02:04

    힙합은 잘 모르지만...

    본론은 6월 6일 부산에 국카스텐과 검정치마 등등이 같이 와서 공연을 한다는데
    좀 땡기지 않나? ㅋㅋ 그 때 내가 말한 학교 앞 인터플레이라는 소극장인데,
    따로따로도 아니고 같이 와서 한다니 더 가보고 싶은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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