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casting/우물쭈물 사는 이야기

엄마손은 무조건 약손.

파란선인장 2009. 2. 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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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떡쌈에다 삼겹살을 싸서 먹었다. 카페에 갔다. 직접 삶아서 만들었다는 고구마 라떼를 마셨다. 조금있으니 속이 불편했다. 그러려니 했다. 배가 아팠다. 콕콕 쑤시는 듯이 아팠다. 그래, 난 체했구나.

 밖으로 나와서 근처 약국으로 갔다. 토끼똥같은 약과 활명수 비슷한 약을 1000원에 구입, 투약하였다. 그리고 좀 걷기로 했다. 이리저리 걸어다녀도 별 효과가 없었다. 같이 밥을 먹은 그녀가 버스타기 전까지 등을 두드려 주었다. 그리고 나도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힘들었다. 겨우겨우 집에 도착했다.

 화장실에 갔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나팔만 불다 왔다. 일단은 에덴의 동쪽을 봤다. 볼때는 또 드라마에 빠져서 별 느낌이 없더니 사지에 힘이 풀리고 점점 더 고통만 커져가고 있었다. 결국 나의 몸뚱아리를 어머니 앞에다 대령시켰다. 어머니가 등을 두드려 주셨다. 한 곳을 누르시자 내 입에서 나온 외마디,

"아이고, 어무이!"

 그 곳을 중심으로 주변부를 공략하시다가 손을 땄다. 어머니는 안 아프다고 하셨다. 믿고 맡겼지만 아팠다. 다른 손도 따야 한다고 하셨다. 울면서 맡겼다. 역시 아팠다. 근데 이 쪽 손은 피가 잘 나오지 않았다. 한번 더 따야한다고 하셨지만 내 엄지 손가락은 거북이 머리마냥 주먹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다시 등을 두드리시고 조금 지나니까 아까 그 부분이 덜 아팠다. 그럼 다 내렸갔다는 어머니의 말씀과 함께 내 입에서 나온 외마디,

"꺼억~~~~~~~~~~~~~~~~~~~~~~~~~~"

 시원했다. 연거푸 몇 번을 하고나니 좀 살 것 같았다. 이윽고 매실액을 희석시켜 주셨다. 마시고 좀 지나니 신호가 왔다. 매실액은 화장실행 급행열차였던 것.

 이 모든 일이 좀 전에 일어났다. 사지엔 아직도 힘이 없지만 애써 남겨본다. 엄마손은 약손이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또 다시 몸소 깨달았기 때문일까.

엄마 사랑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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