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casting/우물쭈물 사는 이야기

따뜻한 이 겨울이 두렵다

파란선인장 2009. 2. 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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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처럼 입고 외출했다가 계절에 맞지 않게 땀을 흘려야 했다. 단지 걸어만 다녔는데 말이다. 어제부터 확실히 날씨가 따뜻해졌다. 예년에 비해 따뜻한 날씨덕에 아침에는 짙은 안개가 끼고 있다. 뉴스의 일기예보에서는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가 반가운듯 전해주고 있다. 남쪽에선 벌써 유채와 동백이 피고 고로쇠 수액 체취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좋은 소식인가? 왜 난 벌써 다가올 여름이 두려운 거지?

 확실히 지구는 온난화현상으로 우리가 알게 모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어렸을 적 기억엔 여름에 33도만 되도 무척덥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이젠 38도 예삿일이 되어 버렸다. 지금은 2월초다. 근데 날씨는 이미 봄이다. 2월이면 이제 곧 3월이니 따뜻할수도 있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겠다. 물론 따뜻할 수는 있지만 이정도로 따뜻한 건 충분히 기상이변 수준이다. 아직은 더 추워야 한다. 희미해졌지만 그래도 내 기억속의 2월은 추운 시기이다. 3월쯤 되어야 꽃샘추위와 함께 날이 풀려야 되는 거 아닌가? 나만 오바하는 건가?

 오바라고 해도 할 수 없다. 갈수록 더워지는 이 지구는 살기에 쾌적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이 온난화로 인해 많은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으며, 멸종위기에 처한 생명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들에게는 올 여름이 또 한번의 위기가 될 것이다. 작년보다 훨씬 지독하게 말이다.

저 새끼 북극곰은 아직 살아 있을까 - 이미지: 영화 「지구」(2007)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모든 생물은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진화한다고 한다.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살아남는 원리인 것이다. 이 뜨거워지는 지구에 적응만 한다면야 모든 생명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겠지만, 과연 우리에겐 그 적응시간이 얼마나 주어졌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구가 데워지는 속도에 충분히 따라갈 만큼 충분한 적응시간이 있을까.

극지방만 위기는 아니다. 지구 곳곳에선 사막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 이미지: 영화 「지구」(2007)



 스치듯 떠오르는 세 종류의 생명체가 있다. 이 뜨거워지는 지구에 적응하고 있는 것들 말이다. 여름이면 극성을 부리는 모기와 깔따구, 그리고 파리. 최소한 그 세 종류의 벌레들은 인간이 멸종하기 전까지는 충분히 살아남을 것 같다. 올 여름엔 또 얼마나 활개를 칠지. 아니, 올여름을 예상할 것도 없이, 비록 소수지만 지금도 어딘가를 날아다니고 있을 것이다. 

진해에 신항만 공사가 시작된 이후 급속도로 늘어났던 깔따구떼.

여름이면 또 얼마나 내 피를 빨아댈까.



 올 여름, 얼마나 더울까. 또 얼마나 많은 밤들을 열대야로 보내며 잠을 설쳐야 할까. 낮엔 또 어떻게 생활할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뭔 걱정이야, 에어컨 있는데. 그 에어컨을 작동시킬수록 지구는 더 데워진다는 걸, 그래서 더 많이 에어컨을 작동시켜야 하고 그럴수록 지구의 온난화는 빠른속도로 가속화 되어 갈 것이다. 우리 모두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고 있지 않나? 그것만 실천에 옮기면 된다.

이러다 얘네들 다 굶어 죽는다. 온난화가 과연 얘네들 잘못인가. - 이미지: MBC「북극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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