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 ☞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1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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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저딩월드오브해리포터 지역 가이드. 이전 글에서 PDF파일로도 받을 수 있다.
마법의 세계로
2015년 4월 12일 오전 11시 40분
입장을 기다리면서 기념샷을 찍어 보았다.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 입구는 영화에서 봤던 거석들이 둘러 서있는, 이를 테면 스톤헨지 같은 광장에 있었다. 입장 시간까지 조금 남아있어서 그냥 그곳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는데, 여직원이 우리 눈치를 보면서 뭔가 말할 듯 말 듯 하고 있었다. 설마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사이에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싶었는데, 그냥 입장하라고 말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우리가 시간이 조금 남아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입장시간을 보고는 그냥 지금 입장해도 된다고 했다. 익스프레스 티켓을 보여주고 숲 속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갔다. 스피커로 들려오는 새소리와 음악소리가 해리포터의 세계로 들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론의 고장난 자동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조금 더 걸어가니 호그스미드 마을의 입구가 보였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마을의 눈 덮힌 지붕들은 영화 속 모습 그대로 재현해 놓아 가슴을 뛰게 했다. 그리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호그와트행 급행열차도 마치 내가 타고 온 것 마냥 설레게 했다. 그 앞에서 역무원이랑 사진도 찍을 수 있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대충 우리끼리 인증샷을 찍었다. 열차를 재현해 놓은 것은 좋았지만, 이왕이면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내부도 만들어 놨다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론의 차 앞에서 찍은 사진. 대기인원이 많기 때문에 후다닥 찍어야 한다. 덕분에 셀카봉 깜짝 출연
호그스미드 입구!!!
호그와트행 급행열차 앞에서
덥지만 눈은 덥혀있다.
마을 구경은 일단 뒤로 미루고 호그와트 성으로 이동했다. 호그와트에서 가장 인기있는 어트랙션이자 메인 어트랙션인 '포비든 저니'의 탑승 시각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역시나 사람들이 매우 많아서 익스프레스 티켓을 들고 있어도 엄청 기다려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기다리는 동안 성 내부를 구경할 수 있어서 덜 지루했다. 호그와트하면 생각나는 움직이는 그림들부터 덤블도어 교장의 방도 볼 수 있었다. 포비든 저니를 타기 위해 입장을 하면 먼저 보관함 키를 주는데, 거기다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보관해야 한다. 아마도 촬영을 금지시키려는 것 때문인가 싶었는데, 막상 나가니 안 넣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고, 그걸 또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다. 아마도 촬영금지보단 탑승 중 고가품의 분실을 막기 위해서인 것 같기도 했다. 내부가 어두워서 어차피 휴대폰 카메라로는 만족스럽게 찍히지가 않아서 우리는 깔끔하게 로커(locker)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내부는 나중에 '캐슬워크(Castle walk)'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자세하게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1
포비든 저니 입장 전 찍어본 호그와트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탑승장은 어두컴컴한 가운데 여러 개의 촛불을 띄워놓은 듯한 조명으로 인해 신비로운 분위기였다. 4명이서 옆으로 나란히 앉아야 했는데, 이 의자가 정지상태가 아니고 계속 움직이고 있는 상태여서 뭔가 빨리빨리 움직이게 되었다. 자리에 앉고 안전 장치를 착용하자 심장이 쿵쾅대면서 신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모험이 시작되었다. 영화에서처럼 마법빗자루를 타고 해리포터와 론, 헤르미온느와 함께 날아다니는 내용이었는데, 진짜 거짓말이 아니라 너무 재미있었다. 역시나 해리포터가 일본어로 뭐라고 계속 말하는데, 하나도 못 알아 들었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3D화면과 그에 맞춰 움직이는 의자, 실제 모형까지 곁들여서 현실감이 높았다. 내리기가 너무 아쉬워서 한 번 더 타고 싶었는데, 그제서야 사람들이 왜 아침에 입장하자마자 해리포터 지역으로 뛰어갔는지 알 것 같았다.
호그스미드
오후12시 40분
호그와트 성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호그스미드 마을 구경을 했다. 영화에서 보고 정말로 궁금했었던 것 중에 하나가 버터비어였는데, 마을로 내려가는 길에 팔고 있었다. 맥주를 일회용 컵에 담아 팔기도 했고, 기념품인 맥주잔에 담아서 팔기도 했는데, 맥주잔이 탐이 나서 돈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기념품에 담아서 주문을 했다. 신난 나와는 달리 동생은 자기 것은 필요 없다고 해서 한 잔만 사서 나눠 마셨다. 맛을 보고 나서 우리는 한 잔만 사길 참으로 잘했다고 합의를 봤다. 기대와 달리 얄궂은 맛이었는데, 달달한 주황색 음료에 밀키스맛 나는 거품을 얹은 맛이랄까. 음료와 거품이 둘다 단 맛인데 다른 종류의 단맛? 뭔가 불량식품스러우면서도 마실수록 갈증이 나는 맛? 동생은 한 모금 마시고 승리자인 양 웃고 있었고, 나는 그걸 그래도 맛있다고 다 마시고 화장실에 가서 컵을 씻은 후 가방에 넣었다. 화장실에는 울보 귀신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울고 있다가 불현듯 깔깔거리며 뭐라고 소리를 지르는데, 괜히 나를 비웃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버터비어를 들고 흐뭇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
맛은 얄궂었지만, 컵은 득템!!
호그스미드 마을의 거리에는 기념품가게가 정말 많았다. 호그와트 학생 교복인 망토부터 목도리도 팔았고, 지팡이와 스니치도 팔았다. 허니듀크에서는 영화 속에 나왔던 사탕과 젤리도 팔았다. 꼭 사지 않고 구경만 해도 재미있었는데, 그런 우리의 지갑을 열게 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마법지팡이! 다른 블로그들을 보면서 가장 갖고 싶었던 것이 이 마법 지팡이였다. 지팡이 가게에 들어가면 벽마다 지팡이가 든 상자를 쌓아 놓고 있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해리포터의 지팡이부터 덤블도어의 딱총나무 지팡이, 그리고 볼드모트의 지팡이까지 구매할 수 있었고, 영화에 나오지 않는 마법 지팡이도 몇 종류 팔고 있었다. 어떤 지팡이를 살지 구경하다가 고민 끝에 나는 내가 좋아했던 인물인 헤르미온느의 지팡이를, 동생은 영화 속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한 덤블도어의 딱총나무 지팡이를 구매했다. 거금을 지불했지만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가게를 나와 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곳이 있었다. 시간도 있고 해서 그곳에 줄을 서서 어떤 건물로 들어가보니 영화에서 해리포터가 처음 마법지팡이를 구할 때처럼 어두컴컴한 지팡이 가게가 있었고, 어떤 서양인 아저씨가 나와서 엄청 수줍어하는 꼬마를 대상으로 이것 저것 시키더니 해리포터 지팡이를 그 꼬마에게 주었다. 영화 속 내용을 재현해서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쇼였다. 그리고 안내에 따라 벽을 통과하니 다시 우리가 지팡이를 샀던 그 가게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우리는 이미 사기로 마음을 먹고 있어서 지팡이부터 샀지만, 만약에 이 코스를 거쳐 지팡이가게에 들어왔다면 생각이 없었더라도 하나 사지 않았을까 싶었다.
지팡이 파는 아저씨 만나기 전 대기 장소. 지팡이 박스 모형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엄청나게 쌓여있는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 지팡이 박스들
집에 와서 고이 들어본 마법지팡이. 이후 나는 저 지팡이로 디멘터를 물리치는 꿈을 꾸게 된다.
'괴물들에 대한 괴물책'은 위험해서 철창 속에 가둬두었다.
부엉이들
개구리초콜릿. 움짤에는 잘 안보이는데, 실제로는 개굴거리면서 조금씩 움직인다.
온갖 군것질거리들이 있는 허니듀크가게
맨드레이크. 실제로 그 괴팍한 울음소리도 나지만, 듣는이가 울음을 터트릴 정도는 아니다. 아마도 유리창 안에서 울어서 그런듯
이웃 마법 학교의 공연
오후 1시 30분
마을 중간에 보면 공연장이 있는데, 여기서는 정해진 시간마다 배우들이 나와서 공연을 했다. 공연 내용은 해리포터 시리즈 '불의 잔'에 나오는 이웃 마법학교의 학생들이 영화에서 등장할 때 췄던 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면 기념촬영도 가능했다. 이 공연의 사회자가 호그와트 옷을 입은 금발의 서양 여성이었는데, 일본어를 너무 자연스럽게 잘해서(물론 나는 일본어를 못하지만 잘한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음) 약간 신기한 정도였다. 남자들은 공중제비를 돌면서 지팡이를 돌리고 하는데, 근육질의 몸으로 저런 날렵한 동작들을 하는 것이 신기해서 볼만했다. 그리고 여자들도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데, 그 군무가 아름다워서 자연스레 박수가 터졌다.
일본어와 영어를 능숙하게 하는 외국처자.
아름다웠던 공연
공연후 유유히 퇴장
캐슬워크 중 찍은 풍경
호그와트 내부 모습. 덤블도어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그림들. 보면 그냥 그림과 움직이는 그림이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어지만 그림이 말을 걸어주니까 신기하고 그랬다.
호그와트 성 풍경
공연도 보고, 기념품 가게들도 구경을 마친 후, 좀 쉬면서 시간을 보냈다. 야경이 예쁘다고 해서 저녁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남아서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까 점심 먹으면서 봤던 곳 중에 한 곳이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진격의 거인 특별관이었다. 15m에 달하는 실제 크기의 거인과 여성형 거인의 싸움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호그와트는 이쯤에서 끝내고 진격의 거인을 봤다가 난바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진격의 거인은 관람시간이 넘어서 결국 볼 수가 없었다.
나오는 길에 찍은 기념샷
슈렉과 피오나 공주.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나도 피오나 공주와 기념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왠지 그러면 안될것 같았다.
아쉬운 작별
오후 3시 30분
유니버셜스튜디오를 나올 때쯤에 우리는 역시나 또 매우 지쳐있었다. 이것 저것 구경하고 놀이기구를 타고 할 때는 재미있고 신나서 피곤한 것을 잊을 수 있었는데, 다 끝났고 나니 피곤이 몰려왔다. 난바로 돌아가기 전에 체력도 좀 회복하고 짐 정리도 할 겸 역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일본에서 스타벅스는 처음 가 본 것이었는데, 우리나라와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일단 가격 차이가 너무 커서 화가 날 정도였는데, 라떼 톨 사이즈가 320엔 정도 했던 것 같다. 100엔을 1000원으로 계산해도 차이가 커서 진작 스타벅스에 들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와 우리나라의 스타벅스 가격에 대한 분노가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 샷 추가해서 라떼 두 잔을 주문했는데, 나의 영어 발음에 한국스러움이 묻어났는지, 주문 받는 직원 뒤에 있던 여직원이 나의 주문을 듣고는 한국인이냐고 물어왔다. 그렇다고 하니까 주문도 다시 확인해주고, 어떻게 왔는지, 언제 왔는지, 얼마나 있을 건지, 여기는 왜 왔는지 등에 대해서 대화를 했다. 그녀는 일본인이었는데 한국어를 아주 잘해서 덕분에 주문도 수월했을 뿐만 아니라 뭔가 반갑고 고마운 느낌까지 들었다. 그렇게 기분 좋게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 후, 난바로 돌아왔다.
기분좋게 쉬었던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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