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casting/여행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1 출국

파란선인장 2015. 6. 24. 00:12
반응형

 

일본여행 출발을 위해 부산김해 경전철의 공항역에서 하차한 후 국제선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우리 생의 첫 여행

  2015년 4월 10일 오전 8시 20분

  날은 조금 흐렸다. 부산-김해 국제 공항에 도착했을 때, 오사카의 날씨도 이 정도만이라도 되길 바랐다. 하지만 이미 오사카에 비가 오고 있음을 기상 정보를 확인하여 알고 있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비가 온다고 했지만 흐리기만 했으면 하는, 그 정확하다는 일본 기상청 예보가 오늘만은 틀렸으면 했다. 공항에 들어서면서 오사카 날씨에 대한 걱정은 이내 티켓 발권과 공항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들에 대한 걱정으로 대체되었다. 급하게 떠나는 생애 첫 해외여행. 분명 준비할 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일주일이 남았을 때야 비로소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던 것인가.

역시 여행은 일 떼려 치고 가야

  3월 중순. 동생은 직장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을 하다가 결국 퇴사를 결정했다. 그리고 4월에 함께 해외 여행이나 같이 가자고 했다. 대책 없이 일을 그만두는 것은 불안한 일이었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같이 여행을 가보겠나 싶은 마음에 그러기로 했다. 동생은 퇴사 준비로 나는 또 나대로 서로 바빠서 한동안 '와, 해외여행 간다'에서 아무 진전이 없다가 여행을 열흘 정도 앞두고 '와 어디로 가지?'로 진행된 상태였다. 자금 상황과 첫 출국임을 감안하여 아시아 지역 중에서 정하기로 했다. 홍콩이나 라오스, 태국, 대만을 여행지로 고려하면서 관련 글들을 며칠 찾아 보고 있었는데, 동생이 일본에 가고 싶다고 했고, 상의한 결과 일본이 여러 요인에도 불구하고, 첫 해외여행지로 무난하지 않겠나 싶어서 일본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오키나와와 오사카 중에서 고민하다가, 조금 더 일본스럽다고(?) 판단한 오사카로 가기로 했다. 여기에는 일본에 가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제품들을 구경하고자 하는 동생의 바람도 반영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오사카 같은 대도시를 가서 뭐가 좋을까 싶었다. 그냥 오사카가 우리나라의 부산 정도 되는 도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씩 오사카 여행기들을 보면서 오사카가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가득한, 여행지로 꽤나 괜찮은 곳임을 알 수 있었다.


여권과 비행기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드디어 떠나게 됐다.


부리나케 여행 준비

  일주일이면 여행 준비하기에 충분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해외 여행은 그게 아니었다. 더구나 4월은 '사쿠라 시즌'이라고 해서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이 많은 기간이었다. 더구나 가까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여행객들이 일본을 찾았기 때문에 비행기표와 숙소를 예약하는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 비행기표야 있긴 했지만, 너무 비싼 표들뿐이었고, 숙소도 있긴 했지만 역시나 고급 호텔의 비싼 방들만 남은 상태였다. 일단 비행기 표랑 숙소가 해결이 안되니까, 이게 갈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상태여서 다른 준비는 생각도 못하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숙소는 잠만 잘 수 있으면 된다는 데는 일치를 보았지만, 구체적으로 숙소 정하는 데에서 합의가 안되어서[각주:1] 더욱 난항을 겪었다. 결국 출발을 며칠 남겨두지 않고 어정쩡한 숙소를 예약한 상태에서 비행기표도 겨우 그나마 적당한 수준으로 구할 수 있었다. 그것도 숙소를 두 군데로 쪼개서 겨우 구한 것이었다. 그러다 하루 지나서 운 좋게 취소되어 나온 방이 있어서 그 중 하나는 괜찮은 곳으로 다시 예약할 수 있었다.

못다한 준비의 마무리

주말을 맞아 공항은 많은 여행객들로 붐볐다.

오전 8시 30분

  항공사 직원의 조언에 따라 출발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시간이 11시 15분이었으므로 시간은 여유가 있었다. 공항의 국제선 승강장은 주말을 맞아 해외로 떠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래서 비행기 티켓 수령까지 꽤나 긴 시간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티켓 수령과 수하물 위탁을 별 문제 없이 끝낸 후, 공항 내에 있는 통신사 대리점으로 이동했다. 애초에 '포켓 와이파이'를 미리 신청했으면 데이터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건데, 최소 3일전에 신청해야 할 것을 출발 전 날에 신청해 버려서 어쩔 수 없이 통신사 로밍을 해 가야 했다. 하루 9000원씩 3일치만 신청한다고 해도(3박4일 일정 중 마지막 날을 제외) 한 사람당 27000원. 크게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었지만 포켓 와이파이 가격과 비교해보니 자꾸만 신청하기가 꺼려졌다. 게다가 어제 설치한 일본 여행자를 위한 무료 와이파이 어플[각주:2]이 있어서 웬만하면 이걸로 데이터를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으로 오는 여행자들을 위한 어플로 이걸 깔고 등록하면 일본에서 공공장소의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어플이었다. 어차피 숙소에서도 와이파이를 쓸 수 있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구경하면 휴대폰 쓸 일이 있을까 해서 과감하게 로밍은 패스하기로 했다. 마음 한 켠에 그래도 한 명은 로밍을 하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과감하게 네트워크를 포기하기로 했다.

체력보충과 면역력 증강을 위한 비타민과 혹시 몰라 감기몸살약을 샀다.

  우리가 준비하지 않은 것 중에 또 하나는 여행자 보험 가입이었다. 여행자 보험은 제 2의 여권이라고 할 만큼 여행자들에게는 필수적인 것이라 웬만하면 여행 전 가입한다고 한다. 분명히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신청해야지 했는데, 출발 전 날까지 까먹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항에는 여행자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어서 우리처럼 미처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도 출발 전에 가입을 할 수가 있었다. 현재 가입되어 있는 보험사에서나 다른 보험사의 여행자 보험 상품을 미리 알아봤더라면 조금 더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었을 텐데, 공항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생각보다 조금 더 비쌌다. 생각보다 비싸니까 이게 또 망설여졌다. 차라리 그 돈으로 맛있는 거 하나 더 먹든가, 기념품이라도 하나 더 사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하고… 이왕 로밍도 안 한 판국에(?) 여행자 보험도 그냥 패스. 대신 우리는 최선을 다해 안 다치고, 안 잃어버리기로… 다짐했다. 

  출국장 입구를 못 찾아서 의도치 않게 공항을 한 번 둘러 본 다음에 출국 심사대를 거쳤다. 출국 심사는 짐 검사하고 여권 제시하니까 끝이 났다. 출국 심사대를 빠져 나오자 면세점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비행기 탑승 시간까지 한 시간 넘게 남아있었기에 구경도 좀 했지만, 이내 힘들어서 대기 장소에 앉아서 탑승시간을 기다렸다. 재미있었던 점은 다른 나라 사람들은 탑승을 알리는 승무원의 안내가 있고 난 후에 줄을 서고 입장을 했는데, 우리 나라 사람들은 탑승 시간 5분전부터 알아서 줄을 섰다는 것이다. 뭔가 부지런하면서도 서두르는 모습이, 역시 한국인인가 싶기도 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오사카여행 준비사항 살펴보기☞ '부리나케 떠난 자가 돌이켜 본 오사카 여행 준비 사항')

대기하는 곳에서 바라본 공항 활주로와 비행기들

설레는 비행기 탑승

오전 11시 30분

  탑승 통로를 지나서 비행기까지 이동하는 버스를 탔다. 저가 항공사 비행기는 처음 타봤는데, 생각보다 더 비행기가 작았다. 좌우 3열 시트로 되어있어서 고속버스보다 조금 더 큰 정도라고 느꼈다. 착석 후, 창 밖을 보는데, 비행기 날개가 바람에 자꾸 흔들리는 것 같고[각주:3], 그러고 보니 비행기도 오래된 것 같고, 뭔가 오래된 비행기에 인테리어만 새로 한 것 같고, 좌석 밑 구명조끼가 있는 곳도 먼지가 막 쌓여있어서 이게 작동은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막 유난히 최근에 비행기 사고가 많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새어나오는 땀을 움켜쥔 채, 이륙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드디어 이륙이다!




는 사랑이고 공감은 힘이 됩니다.

  1. 순전히 나의 까탈스러움 때문이었지만 [본문으로]
  2.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본문으로]
  3. 알아보니 이게 정상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