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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9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USJ)

파란선인장 2015. 7. 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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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야기 ☞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1 출국

지난 이야기 ☞ 부리나케 떠난 오사카 여행 - 08 도톤보리에서의 두 번째 밤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기분




니시쿠조역으로

2015년 4월 12일 오전 6시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일정이 바로 오늘이기 때문이다. 바로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이하 USJ)에 가는 날! 놀이동산을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영화 해리포터 테마 지역 즉, '더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The Wizarding World of Harry Potter)'에 방문한다는 사실에 신이 났던 것이다. 그렇다고 놀이기구를 안 탈 것은 아니었고, 오랜만에 놀이공원에 간다는 사실도 설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놀이공원 방문에 맞춰 그 동안 쓰고 다녔던 모자는 잠시 가방 속에 넣어두고 놀이기구를 타도 스타일이 망가지지 않도록 머리를 매만지는 데 시간을 좀 써야 했기 때문이다. 서두른 덕분에 7시 정도에 출발할 수 있었다. 아침은 어떤 블로그에서 본 대로 맥도날드에서 맥모닝세트를 사서 입장대기시간 동안 먹기로 했다.

  난바에서 USJ에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지하철 한신라인을 이용해서 난바에서 니시쿠조역으로 이동한 다음 니시쿠조에서 JR니시쿠조역으로 환승한 후, 유니버셜시티역에서 내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JR난바역에서 JR니시쿠조역을 거친 다음 유니버셜시티에 도착하는 것이다. 첫 번째 방법으로 이동하는 것도 고려해봤지만, 유니버셜시티역도 JR선이니까 그냥 JR난바역에서 타고 가는 것이 편하지 않겠나 해서 두 번째 방법을 택하게 된 것이다. 어차피 갈아타는 것은 똑같지만, 표를 한 번만 끊어도 된다는 것에 마음이 동했던 것이다.

  표를 구입 후 승강장에 내려오니 열차가 떡 하니 대기하고 있어서 냅다 뛰어 올랐다. 이대로라면 일찍 도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노선도를 확인했는데, 1차 목적지인 니시쿠조 역이 보이지 않았다. 동생은 그냥 타고 가자고 했지만, 아무래도 불안해서 일단 내리기로 했다. 그렇게 첫차를 보냈고, 우리는 이 승강장이 맞는지 확인한다고 왔다갔다하다가 역무원이 보여서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이제까지 우리의 도움을 요청받았던 일본인들이 영어에 대한 거부감으로 별 도움이 못됐지만, 이 역무원은 능숙한 영어로 니시쿠조역까지 가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설명을 듣고 나니 우리의 실수를 알 수 있었다. 좀 더 자세히 이동경로를 파악했어야 했는데, 같은 JR이라고 대충 본 것이 이 사단의 원인이었다. 난바에서 JR을 타고 바로 다음역인 '이마미야역'에서 니시쿠조 방면으로 가는 열차로 환승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 덕에 20분 정도 더 늦어지게 되었다.

JR난바에서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까지의 이동경로

  다시 열차가 들어왔고, 탑승객이 많이 없어 아직 그렇게 늦은 것은 아닌가 하며 안도할 수 있었다. 이마미야역에서 내리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남매 두 명이 함께 내렸는데, 왠지 유니버셜시티역으로 가는 것 같아서 그 아이들 뒤를 쫓아갔다.(물론 표지판도 함께 보며 감)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오빠가 미취학이거나 1학년 정도 되는 여동생의 손을 잡고 신이 나서 재잘거리면서도 동생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듬직하게 보이기도 했다. 순간 내 옆에 있는 동생이 보였는데, 이 새끼는 도대체 언제 이렇게 늙은 건가 하는 참담함만이 바람과 함께 날려가는 듯 했다.

이마미야역에서 니시쿠조역 방면으로 가는 열차를 타야했다.

니시쿠조역으로 데려다 줄 열차

  그 남매 덕분에 니시쿠조역까지 순탄하게 왔을 뿐만 아니라 유니버셜시티역으로 가는 승강장에도 시행착오 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 다만 그 승강장이 유니버셜시티로 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는 것이 조금은 초조하게 다가왔다. 드디어 주황색의 유니버셜시티행 JR열차가 들어왔고, 모든 사람들이 긴장한 가운데 정차했다.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찬 객차의 양쪽 문이 열려 양방향의 승강장에 있던 사람들이 올라탔다. 반대쪽 승강장의 사람들은 반대방향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예상보다 두 배 많은 사람들로 열차는 빽빽하게, 곧 도착한다는 설렘과 빠른 입장을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는 긴장감을 실은 채 유니버셜시티로 향했다.

유니버셜시티역으로 향하는 JR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내 손에 쓰레기, 내 맘도 쓰레기

유니버셜시티역에서 나와서 본 풍경. 사실 이때 그냥 사진만 찍었지 급하게 간다고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멀리 고릴라가 보인다. 사람들이 처음에는 걷다가 한두명씩 뛰기 시작하니까 너도나도 뛰기 시작했다. 우리도 뛰었다.

여기가 입구


오전 8시

  유니버셜시티역에 도착한 후부터 USJ의 입구까지는 안내 표시도 잘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워낙 많은 인파가 한 곳으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길을 찾을 필요도 없이 자의든 타의든 찾아가게 돼 있었다. 입구에는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와서 개장을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도 서둘러 대기줄에 합류한 후, 아침으로 준비했던 맥모닝 세트를 먹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우리 뒤를 보니 어마어마하게 멀리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그 광경을 보니 그래도 우리가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 보람이 있구나 싶었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자들. 그래도 이정도면 앞쪽이라 입장을 시작하자 금방 우리의 입장차례가 되었다. 뒤로는 끝이 안 보일정도로 사람들이 서있었다.

  준비한 아침을 거의 다 먹어 가던 중에 입장이 시작되었고, 먹다 남은 음료수 조금이랑 사이드메뉴는 그냥 봉지에 담아 들고 있었다. 드디어 우리 순서가 되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외부음식반입이 안 된다는 것. 우리는 정말 몰랐던 사실이어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평소에 놀이공원을 뭐 가 봤어야지! 우리는 정말 몰랐다고 이건 그냥 쓰레기라고 버리겠다고 해도 안 된다고 했다. 설마 뒤로 돌아가란 말인가. 보이지도 않는 줄의 맨 끝으로, 지금 이순간에도 늘어나고 있을 줄의 끝으로 돌아가란 말인가. 지금 당장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욱 멀게 느껴지는 저 끝으로? 직접적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없었지만 어쨌든 이렇게 계속 입장 불가라고 하면 우리는 결국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우리 뒤에 서있는 사람들의 눈치도 보이기 시작하면서 매우 불편하고 미안하고 뻘쭘하고 민망했다. 물론 우리가 잘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버리고 오면 될 것 같은데 무조건 안 된다니. 그때 좀 더 높은 직급으로 보이는 직원이 능숙한 영어로 무슨 상황인지 살피러 왔고, 상황을 파악한 그녀는 우리의 이름을 확인한 후, 쓰레기를 버리고 오면 그 때 입장시켜주겠다고 했다. 너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진작 좀 이렇게 해주지 싶으면서도, 또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우리의 과오를 반성하기도 했다. 뭣보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일본에서 이런 민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너무 부끄러웠다. 순간 중국인인 척할까 생각도 스쳐지나 갔지만, 일단은 얼른 쓰레기를 버리고 왔고, 무사히 유니버셜스튜디오에 입장할 수 있었다.

백 투 더 동심

우여곡절끝에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에 입장!

오전 8시 30분

  쓰레기로 벌어진 이 사건으로 쓰레기처럼 구겨졌던 기분은 입장 후 서서히 풀어지기 시작했다. 그 유명한 유니버셜사의 엠블렘인 거대한 지구 모형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도 찍고, 파크 내의 이국적인 모습의 거리를 걷다 보니 아까의 일은 마음 한 켠에 덮어 둘 수 있을 것 같았다. 입장하자마자 사람들은 마구 뛰어갔는데, 아마도 호그와트로 가는 것 같았다. 우리는 한국에서 미리 '익스프레스5'를 구매해와서 굳이 지금 뛸 필요는 없었다.

모두가 뛰어가서 사람이 없을 때, 심벌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어보았다.

studiomap.pdf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 맵 파일)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에 입장할 때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1일 입장권과 익스프레스 티켓이 있다. 입장권은 자유이용권처럼 1일에 한해서 입장 및 어트랙션을 즐길 수 있는 티켓이다. 이에 반해 익스프레스는 3, 5, 7 세 종류로 각각의 숫자는 이용 가능한 어트랙션의 숫자를 나타낸다. 각 익스프레스마다 이용할 수 있는 어트랙션이 있는데 그중에서 3은 3가지를 5는 5가지를 7은 7가지를 일반 대기줄보다 더 빨리 입장하고 이용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는 티켓이다. 여기에 익스프레스 티켓을 살 때 호그와트 입장 가능 시간을 예약할 수 있어서 지정된 시간에는 거의 무조건 입장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돈을 더 많이 쓰는 사람에게 혜택을 더 준다는 것이다. 이게 가격이 결코 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까 한국에서 사 갈 수 있으면 거의 다 사 가는 것 같았다. 오히려 일본의 현지인들이 더 구매하기 어렵다고 하니, 이왕 돈 쓰는 거 좀 더 써서 대기 시간을 줄이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본 결과, 인기 있는 어트랙션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대기시간이 1시간 이상을 넘기기 때문에 익스프레스 티켓을 구입해 간 것이 매우 효과적이었다. 우리도 익스프레스5를 미리 구매(국내 여행사 등에서 구입 가능)해 갔기 때문에 호그와트에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따라서 우리는 그 시간 전까지는 다른 어트랙션을 즐기기로 했다.

  스파이더맨 어트랙션이 은근히 재밌다는 평이 있어서 먼저 타보기로 했다. 정확한 명칭은 '어메이징 어드벤처 오브 스파이더맨 더 라이드'. 이것은 3D 기술을 이용한 어트랙션이다. 일찍 입장한 것도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그와트로 뛰어갔기 때문에 가자마자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토니 파커가 일하는 신문사 사무실을 꾸며 놓은 공간을 지나면 자동차처럼 생긴 놀이기구에 탑승을 한다. 이게 이동하면서 스파이더맨이 악당과 싸우는 공간에 참여해서 도망도 가고 악당에게 잡히고 막 그러는데, 3D에 4K 해상도이기 때문에 꽤나 실감나게 즐길 수 있었다. 재미있다는 평을 봤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의 재미가 있었다. 다만, 스파이더맨이 일본어로 뭐라고 막 하는데 못 알아듣는 답답함이 있었다. 이는 다른 어트랙션도 마찬가지였다.

저 당시에는 유치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나도 저 손모양하고 찍을 거를...

피터파커 책상? 사무실 같은 곳.

저걸 타고 스파이더맨과 함께 영웅들과 한바탕하고 온다.

  흔히 4D극장이라고 3D화면에 좌석이 움직여서 관객이 실제 수준과 가깝게 영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곳이 있는데, 이것은 직접 공간을 이동하면서 각각의 장소에서 3D화면을 보면서 탑승하고 있는 놀이기구도 움직이니까 그 체감이 거의 실제와 가깝게 느껴졌다. 아아, 언제던가. 내가 어린이였던 시절, 대전 엑스포에 갔다가 4D체험관에서 위 아래로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서 오줌 마려운 느낌을 받았던 때가! 그 때보다 진일보한 기술에 방광이 저릿했던 추억에 젖어, 잊고 있었던 동심을 깨울 수 있었다.

  이후에 백투더퓨처 어트랙션에 입장했는데, 비슷한 방식의 놀이기구였는데 화질이 떨어져서 몰입이 되지 않았다. 역시나 등장하는 박사님이나 악당, 주인공이 일본어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물론 영어로 한다고 해도 잘 못 알아 들었겠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모른 상태로 과거와 미래로 떠났는데, 이걸 먼저 타고 스파이더맨을 탔다면 스파이더맨이 훨씬 더 재밌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투더퓨처 건물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어서 뭔가 봤더니, 슈퍼배드의 미니언 캐릭터 제품을 팔고 있는 곳이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초콜렛 바나나 팝콘이었나 하는 걸 미니언 모양의 통에다 담아서 팔고 있었다. 뭔가 그 통이 마음에 들어서 우리도 구매했다. 팝콘도 달달하니 맛이 있어서 와그적와그적 먹고 있으니 그 앞 광장에 사람들이 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뭔가 있구나 싶어서 기다려보니 미니언들이 트럭과 함께 등장해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었다. 우리도 조금 구경한 다음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백투더퓨처 어트랙션 앞에서

미니언 기념품. 뭔가 머리끄댕이를 잡은 것 같지만, 이녀석은 잡을 머리카락이 없다.

뒤통수를 열면 이렇게 팝콘이 들어있다. 바나나초콜렛맛 팝콘이었다. 평소 팝콘을 잘 안먹는데 이것은 아주 맛있었다.

미니언 공연. 저 인형옷 안에 있는 건 아이들인가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추락하는 즐거움

이때 우리는 도망갔어야 했다.

오전 9시 50분

  그 후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는 쥬라기공원 어트랙션에 탑승했다. 가는 길에 쥬라기공원 매표소가 있었고,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서 우리도 일단 표를 받고 탈지 말지 생각해보자 했다가, 막상 도착해서는 익스프레스 티켓으로 쾌속 입장했다가, 이거 왠지 타면 옷이 다 젖는다는 후기를 본 기억이 났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젖는지 확인해보고 탑승을 결정하자고 했는데, 뭔가 일사천리로 어느새 우리는 보트의 앞자리에 앉아있게 되었다. 이미 의자도 축축해서 매우 불안했는데, 한 편으로는 설마 뭐 많이 젖겠냐 싶은 근거 없는 안심이 들기도 했다. 막상 출발한 배는 물 위를 떠다니면서 물가에 설치된 공룡 모형을 보는 것이 다였기에 그냥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보트 안으로 물이 좀 튀었겠지 생각했다.

  그러다 통제실 내로 진입하면서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는데, 그 분위기에 익숙해질 무렵 별안간 보트가 낭떠러지로 떨어지면서 25m아래의 수면으로 곤두박질쳤다. 갑작스런 추락이 주는 스릴로 인한 흥분을 느껴보려는 찰나에 들이닥치는 물벼락이 사람을 급격하게 차분하게 만들어주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매만진 머리가 물에 흠뻑 젖은 것도 짜증나는데, 바지며 윗옷이 다 젖어버렸다. 특히 나는 앞자리에서도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기에 그 피해가 심각했다. 같이 보트에 탄 일본인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코스가 끝나고 보트에서 내려서 사태를 수습하고 있으면서 보니까 우의를 입고 타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니 왜! 도대체 어디서!!! 알고 보니 입구 옆에서 우의를 팔았다는데, 우리는 그걸 못보고 들어왔던 것이다. 솔직히 재미는 있었는데, 꼴이 말이 아니다 보니 영 짜증이 났다.[각주:1] 나오는 길에 직원이 우리가 물 아래로 떨어질 때 찍힌 사진을 보여주며 한 장 사겠냐고 해서 봤더니, 내 표정이 너무 압권이어서 저건 그냥 이대로 시간 속으로 사라져야 할 것 같아서 한참을 보다가 그냥 나와 버렸다.

젖은 상의가 보이는가...

  근처 벤치에 앉아서 쥬라기 공원에서의 피해를 수습했다. 다행히도 모자를 들고 와서 일단 머리는 모자로 수습을 했고, 상의는 두 겹으로 입고 있어서, 젖은 겉옷은 벗어서 허리에 묶어 젖은 엉덩이를 가렸다. 흡사 9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 듯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걸치고 다니면서 햇빛에 좀 말려야 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수습이 되자 여유가 생겼다. 차림새가 영 후줄근해졌지만 뭐 어차피 신경 쓸 사람도 없고. 동생과 서로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왔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더니.

뒤에 보이는 상어 입 속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내야했기에, 대신 동생이 상어 흉내를 냈다. 그러든지말든지 팝콘을 처묵하는 나.

뒷모습이 귀여웠던 일본 소녀들과 공원 거리의 모습


롤러코스터, 그것은 사랑

너무 오랜만에 타봐서 그런지 매우 재미있었던 롤러코스터

오전 10시 30분

  다음으로 탔던 것은 '헐리우드 드림 더 라이드'라는 롤러코스터였다. 역시 놀이공원의 마스코트답게 어디에서도 잘 보일 만큼 큰 놀이기구였다. 어디에서나 잘 보였지만 어디가 입구인지는 찾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입구에 도착해서 보니 역시나 인기있는 놀이기구답게 엄청나게 긴 줄이 이어져 있었다. 입구에 표시되어 있는 대기시간은 2시간에 육박하고 있었다. 우와 이걸 언제 기다리나 싶었지만, 우리는 익스프레스 티켓이 있어서 한 10분 기다렸나? 정말 빨리 입장할 수 있었다. 너무 빠른 입장에 얼떨떨한 채로 타고 보니 발을 대고 있을 만한 발판이 없어 발이 공중에서 대롱거리고 있었다. 안전 장치를 몸에 맞게 조이고, 드디어 출발을 하는데, 발이 떠 있으니까 뭔가 하늘을 나는 것 같아 더 스릴 있으면서도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곧 재미를 느껴 운행의 막바지에는 오히려 너무 아쉬웠다. 특히 카멜 백(Camel Back) 구간에서는 붕 떠오르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하늘을 나는 것 같아 매우 신이 났었다. 아쉬움과 흥분을 간직한 채 점심을 먹은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호그스미드 마을로 향했다.

점심으로 헐리우드컨셉 식당에서 햄버거 세트를 먹었다.

맛은 있었지만, 조금 비싼 편이었다.

마릴린 먼로와의 수줍은 기념샷




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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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지만 역시 지나고 나니 가장 재미있었던 기억 중에 하나가 되어버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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