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나머지

가수 아이비와 인간 박은혜의 상처

파란선인장 2010. 1. 1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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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에 출연하는 바람에 들떠서 였을까? 숨막히는 뒷태만 찍다가 앞태를 찍어서 실수를 한 것일까. 한 기자의 실수로 아이비의 주민등록번호가 떡하니 인터넷에 올라왔고, 이를 본 일부 네티즌들이 그걸 이용해 미니홈피 털고 포털사이트 털고 지식인에 했던 질문까지 올리고, 쇼핑몰이나 성인사이트에 가입까지 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아이비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도용한 네티즌을 고소했다고 한다.

 예전에 가수 패티김이 무릎팍도사에서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패티김의 인생때문에 희생한 김혜자[각주:1]의 인생에 미안하다고. 가수 패티김과 인간 김혜자.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연예인이란 대중의 인기를 얻는 대신에 자기를 희생시켜야 하는 직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수 역시 한 개인으로서의 사람이다. 그래서 대중에게 노출될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또 그것은 보호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이것은 직업을 떠나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어야 할 가치이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개인에겐 엄청난 상처를 안겨주는 재앙이며 이는 사회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주민등록번호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된다면? 자신은 그들을 모르지만 그들은 이미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상황을 견디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또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면 그 사회는 유지될 수없는 것이다.

 기자의 어이없는 실수도 문제고, 개인정보가 주민등록번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각종 사이트들도 문제지만, 이를 자신의 호기심이나 채우기 위해, 아니면 그냥(?) 악용하는 일부의 사람들이 큰 문제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한 개인에 대한 배려나 존중이 없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의 사건을 통해 자신들의 잘못을 똑바로 알고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아이비가 받은 충격은 매우 큰 것 같다. 이런 일들로 언론에 노출되면 대중들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기기 쉽다. 솔직히 말해 아이비의 이미지가 그렇게 좋지 않은 터라 아이비의 잘못은 없는 이런 사건들 조차도 그녀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 같다.[각주:2] 하지만 이런 가수로서의 이미지보다 한 개인으로서의 '박은혜'가 받은 충격이 더 걱정스럽다. 앞서도 말했지만 자신의 모든 정보가 불특정다수에게 노출되었을 때의 공포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어쩌면 가수라는 꿈을 포기하고 싶은 정도일지도. 힘들겠지만 이번 일을 잘 마무리 지어서 다시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 '아이비'를 만나길 기다려본다.

개인적으론 섹시한 아이비보다 이런 아이비가 더 좋음.

 
  1. 패티김의 본명 [본문으로]
  2. 반면에 이번일로, 또 아이비에 대한 이유없는 비난에 대한 반작용으로 그녀에 대한 동정과 같은, 그녀를 옹호하는 대중도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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