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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하고 따뜻한 소통

노무현 서거3

▶◀ 이제 당신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는 차디찬 띠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러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골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2009. 5. 30.
▶◀ 5월27일 봉하마을 조문 - 당신이 떠나신 그날 밤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꿈 속에서 거북이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시커먼 냇물 속에서 죽어있는 거북이를 전 단지 다리위에서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진영터미널에서 내렸다. 여기까지 데려다 준 14번 버스는 아마도 노선이 생긴 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있는 것 같았다.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그때까지 가득찼었던 버스가 일순간 텅 비어버렸다. 사람들은 진영버스터미널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볕이 따가웠지만 누구하나 짜증내지 않고 검은 옷들 속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셔틀버스는 봉하마을로 향했다. 내 옆에 앉으신 어르신은 나에게 학생이냐고 물었다. 난 그 비슷한거라고 웃었다. 아저씨는 혼잣말 비슷하게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야 할텐데라고 하셨다. 봉하마을 입구에선 걸어가야.. 2009. 5. 29.
▶◀ 거짓말처럼 하늘이 흐렸다. 곧 맑게 개일 거라 생각했다.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진짜?'라고 10번도 넘게 확인했다. 농담이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내가 가는 곳마다 TV가 있는 곳에서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거짓말처럼' 말하고 있었다. 그 분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나있던 사람들은 거짓말처럼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난 아직도 그 분의 음성과 웃으시던 얼굴, 따뜻했던 손을 기억하는데, 다음엔 친구들 데리고 오겠다 했는데, 이제는 정말 기억으로만 볼 수 있게된 사람이 되어버리셨다. 가슴 속에 말이 흘러 넘쳐 버려 이 말밖에 남지 않아 버렸습니다. 그 곳에서 못 다 하신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끝내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맑아지지도 않았다. 차라리 비가 내렸다면. 2009.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