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책

『이니시에이션 러브』- 어쩔수 없이 두 번 읽게 되는 소설

파란선인장 2009. 2. 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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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위드블로그에 베타테스터로 참가를 하게 되었고, 진행되는 캠페인 중 적당한 것을 찾다가 소설책이 하나 있길래 신청을 했다. 『이니시에이션 러브』(Initiation love). 거의가 경제에 관한 책들이거나 서울에서 진행되는 영화 시사회들 뿐이라 신청할만한 캠페인이 없었는데, 마침 이 책을 보게 되었고, 리뷰어로 선정이 되었다. 배송이 늦어져 신청하고 한달이 되어서야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다.

<이니시에이션 러브 - 알라딘>

 읽기 전에 제목이 무슨 뜻인지를 찾아봤다. Initiation을 사전으로 찾아보면 개시, 가입, 입문 등의 뜻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대충 사랑의 입문이란 뜻인가 하고 소설을 봤다. 소설의 후반부에 설명이 나오는데, 이를테면 통과의례적인 사랑이라고 한다. 그 대부분이 첫사랑인데, 그 사람을 위해선 모든걸 줄 수가 있고 그사람이 아니면 안되고, 그사람과 헤어지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사랑이랄까?

 제목도 그렇겠다, 내용도 그렇겠다, 나는 그냥 연애소설로만 알고 읽었다. 물론 책 표지에 있는 광고문구에는 '미스터리'라는 말이 있었고, 마지막 세 줄에 반전이 있다고 했지만, 그걸 어느정도 염두에 두고 읽더라도 연애소설 그 이상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 작품의 배경이 1980년대 일본이라 나에겐 생소한 이 배경들에 집중하느니 난 그들의 연애에만 관심을 쏟으며 인물들의 심리에만 집중을 해가며 읽었다.

 거기서 나는 당했다. 당했다라는 표현이 적당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책 뒤에 있는 해설에 따르면 그런 세세한 배경들에 무관했던 나는 그 마지막 반전에 당하고 만 것이다. 근데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1980년대 일본 사회의 세세한 특징들을 어떻게 알겠는가. 하긴 애초에 난 그런 배경들을 무시했으니.
 책 뒤에 있는 해설을 보고 다시 소설을 보니 작가가 참 대놓고 썼구나 싶었다. 물론 읽을 때는 몰랐지만, 모든 것을 알고 다시보니 여기저기 힌트 투성이었다. 그런 힌트들을 놓치고 읽어제낀 내가 한심할 정도였다. 이런 리뷰 - 반전이 그 소설의 재미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책의 리뷰를 쓸 때에는 참 제약이 많다. 자칫 그 재미를 느껴야 할 독자들에게 조그마한 낌새라도 줘버리면 나 때문에 재미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힌트들인지 밝히긴 어렵지만,  세세하게 읽다 보면 눈치빠른 독자들은 알 수 있겠다 싶었다.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연애 미스터리 소설? 연애 추리 소설? 정도가 적당하겠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연애에 관한 것이지만 그것을 추리 소설적인 장치로 구성했다고 할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작가는 대놓고 이런저런 복선(또는 힌트)들을 깔아 놨기 때문이다. 다 읽고 난 후에 내 감상을 말하자면, 음... '나쁜 남자도 많고 무서운 여자도 많다' 정도?

 2004년 일본에서 출간된 이 소설은 당시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2009년 1월에 한국에서 출판된 이 소설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궁금하다. 아무도 원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굳이 내 추천을 쓴다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 책 자체가 독자에게 진지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작가가 장난을 치거나 수수께끼를 내는 기분으로 독자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그래서 시간날 때,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색다른 추리소설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어쩌면 신선할수도. 만약에 읽게 된다면 어쩔수 없이 두 번 읽게 될 것이다. 그래야 소설이 더 재미있을 테니까.



이니시에이션 러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이누이 구루미 (북스피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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