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대표 맥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흑맥주 '기네스 드래프트'를 마셔보았다. 맥주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을지라도 한 번은 들어봤을 만큼 이미 유명한 맥주. 마트에서 6캔+전용잔 2잔을 한 박스로 팔길래 과감히 집어왔다. 다른 맥주였다면 6캔이나 마시는 것이 부담이 됐을 수도 있었지만, 기네스니까 6캔도 모자랄 수 있으므로. 거기다 전용잔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이 기회는 놓칠 수가 없었다.
사진만 봐도 흐뭇하다.
기네스 드래프트는 1988년에 출시되었고, 3년 후에 퀸즈 어워드(Queem's Award)를 수상했을 만큼 그 맛을 인정받고 있다. 황금빛 문양은 아일랜드의 국장인 하프모양이라고 한다. 드래프트(Draught)는 생맥주를 의미하는 것으로, 캔맥주에서 생맥주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특별한 것을 개발했는데, 그것이 바로 캔 속에서 달그락거리는 위젯이다. 이 위젯은 질소를 압축시켰다가 캔을 따는 순간 질소를 분출하면서 거품을 생성하게 한다. 이 위젯 덕분에 기네스 특유의 부드러운 거품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기네스는 잔을 45도로 기울여서 잔의 로고까지 한번 따르고 이후 세워서 다시 따르는 방법으로 120초간 두 번에 걸처 따를 때 가장 맛이 좋은 '퍼펙트 파인'이라고 한다. 1 하지만 혼자 따르고 사진찍고 하다보니까 그냥 세워서 다 따르고 마셨다고...게다가 캔에는 전용잔에 한 번에 따라서 마시라고 돼있어서 별 신경 안 썼는데... 정석대로 따른 후의 기네스의 폭포같은 대류현상이 장관이라고 한다. 2 3
잘못 따른 기네스의 예시. 사진을 보면 상단의 거품 쪽으로 갈수록 색이 옅은데, 저것이 -미세하나마- 기네스 특유의 대류현상. 완전히 까매질 때까지 기다린 후 마시는 것이 맛있다고.
캔을 따면 진하면서도 향긋한 향을 맡을 수 있다. 진한 커피향 비슷한 향이었다. 거품은 매우 조밀하고 부드러웠으며, 거품에서도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매우 진한 흑색으로 따른 직후엔 카라멜색이고 이후 아래에서 부터 점점 검은색으로 변한다. 탄산의 청량감은 거의 없으며, 구수하고 쌉싸름한 맛과 함께 신맛으로 맥주의 맛이 이루어져 있다. 꽉찬 밀도로 바디의 무게를 느낄 수 있어 미각 뿐만 아니라 촉각적인 면에서도 만족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목넘김 시 탄산의 톡 쏘는 맛은 거의 없고 탄 맛 또는 특유의 구운 듯한 쓴맛이 피니시를 이룬다. 이후 신맛과 쓴맛이 조화를 이루며 길게 여운을 남긴다.
대류현상이 멈추면 진한 에스프레소 같기도 하고 간장같기도 한 짙은 색을 띠게 된다.
'기네스 드래프트'는 라거 종류에 비해 청량감과 산뜻함은 부족하지만, 흑맥주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맥주 자체로도 맛이 있으며, 특유의 쓴 맛이 음식의 맛도 살려주어서 안주나 요리와 함께 마시기에도 아주 괜찮은 맥주라고 생각한다. 가볍고 깔끔한 맛을 선호하거나, 너무 쓴 맥주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맥주를 좋아하는데, 아직 마셔보지 못했다면 강하게 추천하는 맥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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