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가라는 것이다! 모두가 어디론가로 떠나는 5월의 황금연휴. 나도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다. 동시에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았다. 단 하루라도 어딜 다녀오면 이 지루하고 엉망인 현실의 흐름을 끊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떠나는 것 자체가 귀찮은 마음도 있었다. 이런 귀찮음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어디라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떠나려면 뭔가 내키지 않았다. 이렇게 아이러니한 악순환이 우울함을 더 깊게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한 번 우울해지면 아는 것과 생각하는 것과 움직이는 것은 영원히 일치되지 못하는 상태가 되기에 자력으로 탈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게는, 다행히도, 적절할 때 친구가 나서줘서 어쨌든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애초엔 근로자의 날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