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지만 심플한 멋이 있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는다. 헤어스타일은 꽤 괜찮지만, 굳이 멋을 위해 모자를 쓴다. 그 위에 쓴 헤드폰에서는 얼마 전에 구입한 서태지 8집의 노래가 나오고 있다. 씨디플레이어와 핸드폰, 지갑을 넣은 작은 가방을 옆으로 메고 집을 나선다. 한낮의 후덥지근함이 사라진 여름밤의 시원한 바람이 가슴을 적시며 지나간다. 오늘 밤 난 쿨하게 혼자 영화를 보러 간다. 영화 '마더'가 너무 보고싶었다. 하지만 시간상의 문제도 있었고, 사람의 문제도 있었다. 그렇다고 같이 영화볼 사람 한 명 없을 정도로 내 인맥이 형편없지는 않다. 아니, 사실 좀 형편없는 편이긴 하지만 아직 바닥을 친 건 아니란 말이다. 같이 보러 갈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타인과 함께 봤거나 취향이 달라 관람불가의지를 확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