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 마리가 나무에 걸려있다.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새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있다. 벌써 두 달이 넘었고, 물론 이미 그것은 죽었다. 그 광경은 어느 낯선 곳의 풍장(風葬)을 떠올리게 한다. 그곳의 넓은 초원과 하늘 대신에 아파트 단지 앞에 늘어선 가로수 중 한 그루에서 치러지고 있다. 그 조용한 장례의 현장 아래로 어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다니고 있다. 두 달 전 처음 본 순간에는 그 정체를 가늠할 수 없었다. 한참을 보고 나서야, 축 늘어져 대칭을 이루고 있는 그것이 새의 날개인 걸 알 수 있었다. 그 때는 버찌가 한창일 때였는데, 그래서 온갖 새들이 벚나무 가지에 앉아 그 열매를 먹던 때였다. 아마 저 새도 그렇게 먹이를 먹으려다 어떤 석연찮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