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26분 휴대폰 액정의 시각은 오전 4시 26분. 나는 초조해졌다. 더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 잘못하다간 하룻밤을 꼬박 새우게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잘 수 있을 때 뭐라도 해서 이 상황을 해결 해야 한다. 바깥 구경을 마치고 대강 씻은 다음 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좀 하다가 드디어 잠을 자기로 했다. 우리만 입을 다물면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밤이었다. 내가 그토록 원하고 바랐던 고요함. 최근 들어 정말 편안하게 자본 적이 있었던가. 잠자리에 들어서도 꽤 오랜 시간을 뒤척거리기 일수였다. 이런저런 생각도 많고 원래 좀 예민한 편이었던 게 좀더 심해져서 불면의 밤들이 지속돼왔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는 층간소음조차 없다. 잠시 일상을 떠나와 이것저것 고민할 문제들도 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