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을 때나 찍은 후 보정을 할 때 흑백모드에는 조금씩 다른 느낌을 주는 모드가 '+g', '+r' 등의 표시가 붙어 있는 걸 보았다. 예를 들면 후지필름의 경우에는 흑백사진 모드인 'ACROS'외에도 'ACROS+G', 'ACROS+R', 'ACROS+Ye'와 같은 형식이 더 있는 것이다. 이 필터들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메라의 흑백 사진 모드에 표시되는 Ye(Yellow), G(Green), R(Red)는 단순히 흑백으로 전환하는 것을 넘어, 특정 색상을 강조하거나 억제하여 최종 이미지의 분위기와 대비(콘트라스트)를 조절하는 디지털 필터 기능이라고 한다. 이는 과거 흑백 필름 시절, 렌즈에 물리적인 컬러 필터를 장착하여 촬영하던 원리를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한 것이다.
기본 원리는 '필터와 같은 색상은 밝게, 보색 관계에 있는 색상은 어둡게' 만드는 것이다. 참고로 각 필터의 보색관계는 아래의 그림을 참고하면 된다. Red-Cyan, Green-Magenta, Blue-Yellow가 각각 보색관계이다.
각 필터의 구체적인 차이와 활용법
1. Ye (Yellow) 필터: 가장 자연스러운 흑백
옐로 필터는 흑백 사진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널리 사용되는 필터이다.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 유사한 자연스러운 명암 대비를 만들어 준다.
- 효과: 파란색을 미세하게 어둡게 만들어, 하늘과 흰 구름의 대비를 부드럽게 강조한다. 인물 사진 촬영 시 피부 톤을 약간 밝고 화사하게 표현하는 효과가 있어 스냅사진에 적합하다.
- 추천 상황:
- 풍경 사진에서 하늘의 디테일을 살짝 강조하고 싶을 때
- 인물 사진의 피부 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을 때
-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의 흑백 사진을 원할 때
2. G (Green) 필터: 풍부한 녹색 표현
그린 필터는 녹색 계열의 색상을 밝게 표현하여, 숲이나 식물이 많은 풍경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 효과: 다양한 녹색 톤(나뭇잎, 풀 등)을 서로 다른 밝기의 회색으로 구분해 주어 풍부한 질감과 계조를 표현한다. 흐린 날이나 그늘에서 인물 사진을 찍을 때 피부 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 추천 상황:
- 숲, 공원 등 녹음이 짙은 풍경을 촬영할 때
- 흐린 날 야외 인물 사진을 촬영할 때
- 다양한 식물의 디테일을 살리고 싶을 때
3. R (Red) 필터: 극적인 대비 효과
레드 필터는 가장 강렬하고 드라마틱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대비가 매우 강해져 눈에 띄는 인상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 효과: 파란색 계열을 매우 어둡게, 거의 검은색에 가깝게 만든다. 이 때문에 파란 하늘은 아주 어두워지고 흰 구름은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극적인 풍경 사진을 만들 수 있다. 반면, 붉은색 계열(피부의 붉은 기, 벽돌 등)은 밝게 표현다.
- 추천 상황:
- 맑은 날, 파란 하늘과 구름의 대비를 극대화하고 싶을 때
- 건축물이나 풍경 사진에 강렬하고 초현실적인 느낌을 더하고 싶을 때
- 적외선 사진과 유사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을 때
이처럼 Ye, G, R 필터 모드는 같은 장면이라도 촬영자의 의도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흑백 사진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다. 흑백필름으로 찍을 때와는 다르게 디지털카메라에서는 RAW 파일로 촬영할 경우, 촬영 후에도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필터 효과를 자유롭게 적용하거나 조절할 수 있다. 다양한 필터 모드를 시험해 보며 자신만의 흑백 사진 스타일을 찾아보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예시를 좀더 추가해보았다. R필터는 확실히 극적인 효과가 두드러지는 것 같고, G필터는 녹색의 질감이나 빛 반사 등이 좀더 세밀하게 표현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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