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영화

록키(Rocky, 1976) -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

파란선인장 2012. 2. 17. 14:40
반응형


  내가 영화 '록키'를 보게 된 것은 순전히 위의 글 때문이다. 윗 글에서는 영화의 두 개의 장면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하나는 챔피온과 경기를 가지게 된 록키를 찾아온 체육관장 미키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직접 쓴 스탤론은 이 장면에서 필요로 할 때는 늘 외면해오던, 그러다 10년만에 자기를 찾아온 그 체육관장에게 쏘아대는 록키의 대사를 통해 마지막까지 몰렸던 스탤론 자신에게 그렇게 찾아오지 않던 기회에 하고 싶었던 말들을 쏟아낸다.  


록키는 권투를 좋아했고 잘하고 싶었지만, 10년간 자신을 무시했던 체육관장 미키가 자기 집까지 찾아오는 데까지 10년이 걸렸다고 말하는 장면.


체육관장 미키가 록키의 매니저가 되기 위해서 자신의 전성기에 대해서 얘기한다. 거기에 대해 '당신은 전성기라도 있었지. 내 전성기는?' 이라고 소리치는 장면.


하지만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어서 이내 화해를 한다.



  그리고 두번째 장면에서는 시합 전 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록키를 보여준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대사를 남긴다.  “시합에서 져도, 머리가 터져버려도 상관없어. 15회까지 버티기만 하면 돼. 아무도 거기까지 가본 적이 없거든.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두 발로 서 있으면, 그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뭔가를 이뤄낸 순간이 될 거야.”

챔피언과의 경기를 갖기 전에는 퇴물 권투선수에 사채업자의 빚을 대신 수금하고 다니는 반 건달이었던 록키.


동네 여자아이에게 이런저런 긴 설교를 한 후에 들었던 한마디. 록키는 그런 존재였다.


록키는 거북이 두 마리를 키우는데,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오직 그대만'에서 권투선수로 나왔던 소지섭도 영화 속에서 거북이를 키웠었다. 일종의 오마주인듯.



  마지막 종이 울릴 때까지 두 발로 버티고 서있기. 이것은 링 위의 권투선수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은유적으로 그것은 나에게도 적용되었다. 한 번이라도, 나는 마지막까지 버틴 적이 있었던가. 록키 발보아처럼, 이름없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단역배우였던 스탤론처럼 이제 서른이 된 나에게 무언가 줄 것만 같아서 어렵게 찾아 본 영화. 30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거기에 담겨져 있는 진정성을 통해서 끝까지 버티는 것과 그렇게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록키를 15라운드까지 버티게 해줬던 건 오래 걸렸던 꿈을 이루기 위한 기회,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여인 '애드리언'


  의욕이 없어진 나에게는 어쩌면, 록키에게 애드리안이 그랬듯이, 나의 빈 곳을 채워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필요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마 그런 사람은 생기지도 않을거고 있다해도 안 될거야... 

이미 결혼한 것 같았던 애드리안.


과연 남자들 애간장을 녹일지 록키 자신에게만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건 부정할 수 없겠다.



  록키와 애드리안은 서로의 빈틈을 채워주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록키가 15라운드까지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자신의 오랜 열망에서 비롯되었겠지만, 동시에 그가 사랑했던 여인 애드리안이 없었다면 발휘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애드리안 역시 처음의 수줍음 많던 여인에서 자신을 사랑해주는 록키를 만나 밝아지고,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그것을 발산시켜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이 살아가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 것인가도 생각해보았다. 연인간의 사랑으로만 국한시키지 않고 더 넓게 본다면 우리는 실상 얼마나 많은 힘을 받고 살고 있는 것인가.

지금 당신이 버틸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록키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 아닐런지.

 

※록키와 실베스터 스탤론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록키는 어떻게 스탤론을 구원했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