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추천] 마음을 울리는 힐링 드라마 ‘미지의 서울’ (TVN/넷플릭스)

최근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미지의 서울‘을 우연히 시청한 후, 이건 역대급 드라마라는 느낌이 들었고, 널리 알려야 한다는 마음에 이렇게 리뷰 겸 추천글을 써본다. 이 드라마의 매력은 크게 마음을 울리는 명대사, 박보영의 완벽한 연기를 들 수 있다. 먼저 등장인물과 4화까지의 줄거리를 정리해 보고 이 드라마의 매력 요소를 알아보자.
1. 등장인물 소개
2. 박보영의 완벽한 연기
3. 심금을 울리는 명대사
1. 등장인물 소개

- 유미지(박보영)
일란성 쌍둥이 중 동생. 언니 미래에 밀려 주목받지 못하는 삶을 살다가 육상에 재능을 보여 ‘유미지’로서 관심과 주목을 받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한 부상으로 육상 유망주로서의 삶과 꿈이 좌절된다. 이후 대학 진학도 포기한 채 고향인 두손리에서 ‘프로 단기계약직’으로 살고 있다가 언니 ‘미래’의 위태로운 삶을 알게 된 후 언니 대신 공기업 직원으로 회사에 다니게 된다. 낙천적이고 명랑하며, 솔직하고 즉흥적인 성격으로 고향인 두손리에서는 ‘유캔디’라고 불린다. 언니인 ‘미래’와 달리 자유롭고 활동적인 삶을 왔으나 내면에는 상처와 갈등이 있다.

- 유미래(박보영)
쌍둥이 중 언니. 선천적 심장병을 앓고 있어 어릴 때부터 큰 수술을 받으며 늘 관심과 돌봄이 필요했던 아이. 하지만 그만큼 일찍 철이 들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공부-에 성실히 노력하여 학업도 우수했고 삶도 모범적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최상의 결과는 얻지 못했는데, 3년간 준비한 행정고시에 떨어진 후 공기업에 취직하여 기획전략팀의 에이스로 일하지만, 사내 부조리를 신고한 후 직장 내 괴롭힘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삶이 위태로워졌다. 그 순간 동생 미지와 인생을 바꾸게 되면서 고향인 두손리에 내려와 가족들과도 다시 부대끼고, 딸기밭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완벽주의자로 계획적이고 자신의 여린 속마음을 잘 내색하지 않는 성격.

- 이호수(박진영)
미지와 미래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현재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로, 겉보기엔 완벽하지만 어릴 적 교통사고로 인해 신체의 절반은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사고로 아버지를 여의어서 심리적 상처도 지니고 있는 인물. 고등학교 때 미래와는 전교 1, 2등을 번갈아 하며 친해졌고, 미지의 특유의 밝음에 이끌려 미지와도 친해지게 된다. 서울에서 우연히 미래를 만나게 되고 이후 미래를 도와주기 위해 만나지만 바뀐 듯한 미래의 모습(이때는 미지인 상태)에 혼란을 겪으면서도 점점 미래의 회사 사건에 얽히게 된다.

- 한세진(류경수)
전 자산운용사 CIO 출신으로, 현재는 창화농원의 농장주. 도시 생활에 회의를 느껴 귀농을 선택했다. 유미지(인 척하는 유미래)가 고용되어 함께 일하며 서로에게 치유와 성장의 계기를 가지게 된다.
- 김로사(원미경)
닭내장탕집 사장이자 로사식당 건물주. 소유 건물이 미래의 공기업 신사옥 부지에 있지만 절대 건물을 팔지 않겠다고 하여 갈등에 휘말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견된 미래(인 척하는 미지)와 인연을 맺게 된다. 강인하고 꼬장꼬장한 성격이지만, 과거에 시인으로 활동하며 장학금을 기부하는 등 따뜻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 박지윤(유유진)
미지와 미래의 고등학교 시절 친구. 원래는 미지의 단짝친구였지만, 미지의 부상 이후 미래와 친하게 지냄으로써 미지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다. 서울에 와서 미래와 연락을 하고 지냈지만, 성격이 진심으로 남을 배려하는 성격이 아니고, 자신의 이익에 맞게 관계를 맺는 성격이라 미래와도 소원해진다. 미래인척 하는 미지와 호수와 만남 이후 이들과 다시 만나게 되면서 삼각관계 비슷한 걸 만들 것 같은 인물이다.
2. 섬세하고도 밀도 있는 연기력
성격이 뚜렷하게 다른 쌍둥이를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쉽지 않은 도전인데, 이 드라마는 삶을 바꾼 쌍둥이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박보영은 1인 4역을 소화해야 하는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완벽하게 해냈다. ‘유미지’와 ‘유미래’, ’ 미지인 척하는 미래‘와 ’미래인척 하는 미지‘까지. 각기 다른 두 인물의 성격과 같은 집에서 자랐지만 서로 받은 상처가 다르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도 다른 이 두 사람을 혼자서 연기해야 하는데, 이게 너무 현실적이고 훌륭해서 드라마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고 있다. 박보영의 이런 연기력은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 온 경력이 뒷받침된 것이다. 특히 ‘오 나의 귀신님’에서 이미 1인 2역을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1인 4역도 훌륭하게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간의 작품들을 보면 박보영도 ‘믿고 보는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4회에서 쓰러진 할머니를 살리기 위해 집 밖으로 나오는 미지의 모습은 40대 메마른 눈가도 촉촉이 적실 만큼 절절한 연기였다.
3. 심금을 울리는 명대사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미지가 하루를 시작할 때 스스로 새기는 말로, 현재에 집중하자는 다짐을 담은 대사이다. 4회를 보면 미지가 어둠 속에 처박혀있을 때 빛으로 이끌어준 할머니의 말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미영이 아니고 미지예요. 이름 석 자도 모르면서 왜 절 다 안다는 듯이 말하세요? 일 안 시키고 지켜보는 거, 그게 되게 대단한 방법 같죠? 그거 사람 괴롭히는 거예요. 말로는 하고 싶은 거 하래 놓고, 멋대로 평가하는 거잖아요. 벌레 하나 잡아 노는 것처럼 그냥 팔다리 하나씩 떼 가면서 어디까지 버티나 보는 거잖아요.”
딸기 농장에서 한세진에게 던진 이 대사는 직장에서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사로, 직장인들이 많은 공감을 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사슴이 사자한테 도망치면 쓰레기야? 돌고래가 잡아먹힐까 봐 숨으면 겁쟁이야? 다 살려고 싸우는 거잖아. 살려고 숨은 거야. ”
3년간 집 안에 은둔한 미지가 스스로를 ‘쓰레기’ 같다고 하자 할머니가 건넨 위로의 말로, 세상을 살면서 한 번쯤 넘어졌거나 실패로 웅크렸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박보영도 개인적으로 욕심이 많이 났던 장면이라고 밝혔던 장면인데, 나 역시 이 장면을 숨죽이고 보면서 공감과 감동에 젖어 인상 깊게 봤다.
이런 명대사를 숨 쉬듯 써 내려간 작가는 누구일까 궁금했다. 이 드라마의 극본을 담당한 ‘이강’ 작가는 섬세한 필력과 깊이 있는 인간 드라마로 주목받는 작가라고 한다. 가장 최근의 작품은 KBS에서 방영한 ‘오월의 청춘’이라는 드라마로 시대의 아픔(5.18) 속 흔들리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던 작품이었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겉보기엔 무탈하지만 이미 자신 안에서부터 흔들리고 지쳐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남에게도 하지 않을 말과 생각으로 자신을 채찍질하고 깎아내리는 자기혐오는 저에게도 가장 오랜 적이자 아직 다 풀지 못한 숙제와 갔다“며 ”우리 주인공들도, 이 이야기를 보는 시청자분들도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중점을 두고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이런 작가의 의도와 따뜻함이 위와 같은 명대사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4. 지금까지의 줄거리와 앞으로 감상 포인트

- 1화
• 미래는 직장 내 괴롭힘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동생 미지에게 인생을 맞바꿔 달라고 제안. 미지는 언니의 삶을 대신 살기 위해 공기업에 출근하고, 미래는 시골 딸기밭으로 내려감.
• 미지는 회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함. 미래는 딸기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 시작함.

- 2화
• 미지는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고, 건물주 김로사를 설득해야 하는 임무를 받음. 로사 할머니의 강인한 성격에 문전박대를 당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다가감.
• 미지는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이자 첫사랑인 이호수를 만나게 되고, 호수는 미지가 미래가 아니라 미지임을 금방 알아차림. 미지는 호수와의 재회로 인해 복잡한 감정을 느낌.
• 미래는 딸기밭에서 한세진과 만나며,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됨.
- 3화
• 미지는 김로사 할머니를 설득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며, 할머니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임. 할머니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됨.
• 미지와 호수, 그리고 옛 친구 박지윤 사이에서 미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됨. 지윤의 등장으로 미지와 호수의 관계가 흔들림.
• 미래는 딸기밭에서 세진과의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며,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기 시작함.
- 4화
• 이충구가 호수를 협박하지만, 호수는 굴하지 않고 회사를 그만둠. 미지에게 적극적으로 도와주려 하지만, 미지는 미래의 부탁 때문에 거절.
• 미지의 회사 동료들은 미지가 김로사와 미팅을 잡았다는 사실에 의심을 품음. 국장은 미지를 몰락시키려는 계획을 세움.
• 미지와 호수의 관계, 미래와 세진의 관계가 점차 깊어지며, 각 인물이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마주하기 시작함.
- 앞으로 감상포인트
- 미지는 신사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미래가 겪은 사내 따돌림의 원인과 성관련 문제는 무엇인가? 누구를 홀렸다는 것일까?
- 미지와 호수의 엇갈린 사랑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그리고 그 사이에 끼려는 지윤이는 또 어떤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 미래의 내면에 자리 잡은 상처와 그 심리는 무엇일까?
- 장애를 가진 변호사들(호수와 그 상사 이충구)의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등등 앞으로의 전개에서도 기대되고 흥미로운 요소들이 있어서 매번 다음 화가 기다려지고 있다.
tvn 본방(토일 9시 20분) 또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박보영의 연기력과 감동을 주는 대사, 거기에 뛰어난 영상미까지 있는 ‘미지의 서울’을 보며 지친 생활에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