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casting/여행

나도 떠나보니 나를 알겠더라 - 프롤로그

파란선인장 2009. 2. 1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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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여행은 시작되었다.


 이 여행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나만의 기억이지만, 더듬어 올라가보면 아마도 주경양의 결혼식에서였지 않았나 싶다. 식이 끝나고 우리는 뷔페에서 이것저것을 접시에 담아서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많은 아이들이 모였었다. 멀리서 온 아이도 있었고, 시험공부때문에 못봤던 아이도 왔었고, 그 자리가 껄끄러운 아이도 왔었다. 오랜만에 웃고 떠들었다. 그 당시 나는 과메기에 빠져있었는데, 마침 뷔페에도 마련이 되어 있어서, 웬만큼 먹은 다음에 과메기를 접시에 담아 왔다.
 
 "과메기 맛없더라. 싸구련갑다."

 다른 놈들도 과메기를 좋아했는지 이미 먹어본 놈도 있었다. 비리고 축축하다고 먹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이미 내 접시엔 몇 개가 담겨져 있었고, 난 내 입으로 맛을 봐야 했다.

 "제길……. 근데 느그도 과메기 좋아하나?"
 "어, 맛있다."

 몇 녀석 빼고는 다 과메기를 사랑하는 아이들이었다. 예전에 나 였다면 못먹었을테지만,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걸까. 어른용 음식에 환장하고 있는 나와 내 친구들이었다.

 "구룡포에가서 과메기 먹고 싶다."
 "요즘 청어가 많이 잡혀서 청어과메기 많다더라."

 헌이 말했다. 청어가 뭔지 내가 묻자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기전에는 청어로 만들었다고 한다. 청어가 줄어들자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게 되었다고. 그렇담 원조 과메기?

 "구룡포가서 원조 과메기 먹고싶다."
 "가자."

 아마도, 그렇게 여행이야기는 시작되었던 듯 싶다. 구룡포에서 조금 올라가면 영덕이라, 자연스레 대게도 먹자고, 영덕까지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거기서 발전해 7번국도를 타고 달리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거기다 헌이 이번에 자동차까지 장만하여 우리의 여행이야기는 좀 더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뒤 어느 술자리에서 또 여행이야기가 나왔고, 좀 더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았다. 사실 난 '그래, 가자가자'라고 말하긴 했지만 실제로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의 나도 여행을 준비하기엔 너무 맥이 빠진 상태였다.

 "부산에 내려와서 뭐하는데? 바쁘나?"
 
 헌에게 물었다. 

 "아니, 그냥 쉰다."
 "그럼 니가 여행준비해라."
 "그...그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이야기에 헌은 인원을 모으고 채팅을 소집했다. 어떻게 보면 내가 헌을 부려먹는 것같이 보이겠지만, 부려먹기보다는 원활한 추진을 위했음을 이해해달라. 나도 어차피 이왕 쉬게 된 거 확실히 쉬자는 생각으로 여행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 여행의 주목적은 과메기와 대게. 여행에 참여한 또 다른 친구 찬이 적극적으로 여행준비를 했다. 울진과 영덕군청 홈페이지에가서 관광책자등을 주문했고(요즘엔 각 지역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나눠준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이곳저곳 갈만한 관광지들을 열심히 알려주었다.

 "지난번 여행갔을 때, 미리 준비하고 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놀라는 우리에게 그가 한 말. 그는 지난 여름 두명이서 오토바이를 타고 한반도 서해안과 남해안을 내달린적이 있다. 오랜만의 친구놈들과의 여행에 다들 흥분했는지, 나름 진지하게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렇게 우리의 짧은 여행이 시작되었다.




 ※ 친구들의 이름은 뒷글자만 따서 사용합니다. 혹시나 실명을 사용했을때 본인들이 당황해 할까봐 제 나름대로 조치를 취한 것이니 이해를 해주십시오. 그리고 총 4명이서 여행을 다녀왔는데 저, 헌, 찬, 원 이렇게 4명입니다. 글에서 원이 빠졌길래 여기에 끼워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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